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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클라우드 게임 ‘재도전’…5G는 다를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통신사들의 새로운 5G 먹거리로 떠올랐다. 과거 같은 시장에 진출했다 실패한 경험을 딛고 재도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올해 하반기 들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를 5G 네트워크 기반으로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KT는 조금 다르다. 대만 유비투스와 손잡고 자체적인 5G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한, 아직 무료 베타버전이어서 과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달리 구독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월정액을 내고 원하는 게임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다운로드 없이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PC·콘솔 없이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고사양 대작 게임이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가 2023년 25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사들은 내년부터 클라우드 게임이 5G 킬러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각 MS, 엔비디아와 독점 계약을 맺었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내년 정식 서비스를 공개한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역시 구독형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통신3사의 클라우드 게임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일찌감치 유비투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게임 ‘C-게임즈’를 선보였다. 이듬해 KT가 ‘위즈게임’을, 다음해 SK텔레콤이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모두 처참히 실패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2016년, KT도 2017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저사양 단말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당시로선 기술 수준과 네트워크 환경이 받쳐주지 못했다. 말하자면 시기상조였던 것.

그랬던 통신사들이 클라우드 게임에 재도전하게 된 이유는 5G 때문이다. 통신3사는 올해 4월 세계최초 5G 상용화 이후 가상·증강현실(VR·AR) 등 여러 5G 특화 서비스를 공개해왔다. 하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아직은 LTE로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대부분이어서다.

클라우드 게임은 그러나 5G와 상생이 잘 맞는 서비스 중 하나다. 게임 자체가 이미 대중적이어서 사용자들의 체감이 쉬운 데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끊김 없이 전송하는 것이 중요한 콘텐츠인 만큼 5G 네트워크가 필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통신사로서는 이용자들이 고가의 5G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시간당 최대 16GB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대용량 서비스다. 자연히 무제한 요금제 선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도 자사 5G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정하고 있다.

다만 5G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열쇠는 아니다. 이용자들은 더 지켜보겠다는 냉정한 반응이다. 과거 영상이 그랬듯 게임 스트리밍도 결국은 어떤 콘텐츠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독점 게임 콘텐츠와 최신 인기 대작 게임은 물론 다양한 인디 게임 발굴도 과제다.

실제로 KT는 업계 첫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정작 콘텐츠 측면에서는 대표 게임들이 대부분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난 게임들로 채워져 아쉬움을 낳았다. 구독형 서비스의 특성상 대작 게임 수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모두 클라우드 게임을 5G 요금제 가입을 늘리기 위한 부가서비스로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게임은 하나의 큰 생태계이자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사업자로서만 접근하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이라고 해석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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