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ES2020]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 “8K TV 대중화…프리즘 2탄, 세탁기·건조기”

윤상호
- 로봇, 가격 낮추려 시판 지연…착한 기술, 기업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단일 기기만 팔아서는 경험을 주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가장 많은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다. 좋은 경험을 제일 잘 만들 수 있다. 기조연설에서 소개한 ‘볼리’도 하나 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싱스 플랫폼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7일(현지시각)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사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삼성전자의 CE 전략은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각) CES2020 개막 기조연설을 했다. 2020년대를 ‘경험의 시대’로 규정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다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 제품을 즐기거나 그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 제품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착한 기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그동안 신기술 중심 신제품 전략을 취했다.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식이다. 경험을 주는 전략은 소비자 개개인의 필요를 채우는 가치에서 출발한다. 좋은 경험과 브랜드에 관한 선호가 지갑을 열게 한다. 잠금(lock-in, 락인) 효과를 만드는 과정도 다르다. 전자는 닫힌 생태계 후자는 열린 생태계다. 나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가지 않을 이유를 만드는 셈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싱스 마케팅을 강하게 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 1억1200만명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팬덤이 새겼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때 합리적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개인화 생활가전 ‘프로젝트 프리즘’ 1호다. 2호는 세탁기와 건조기다. 다음 타자는 신발관리기와 큐브냉장고가 될 전망이다. 두 제품은 CES2020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연말보다 연초가 제품 출시에 적정하다는 판단을 했다. 1월말 2월초에 나온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될 것 같다”라며 “3호 4호는 순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상을 받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스마트싱스를 구성하는 기본적 기기 센서 스위치 등 상반기 출시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2019년 로봇 상용화를 하려다 올해로 연기했다. 볼리 역시 출시시기를 비공개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못 맞췄다. 소비자가 살 수 있으려면 그만한 가격이 돼야 한다. 대형 건조기 정도로 본다. 올해 상반기 출시할 수 있다”라며 “볼리도 좀더 기능을 덜어내 구매할 가치와 가격, 다른 기기와 연계한 경험을 맞출 수 있을 때 판매하겠다”라고 장사를 위한 장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퍼진 신가전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경쟁사를 저격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 측면의 접근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신가전이라는 말은 우리나라만 존재한다. 더구나 신가전이라는 것은 없다. 건조기는 이미 유럽 등에선 100년 된 제품이다. 의류관리기도 2000년대 등장했다. 세상에 신가전은 없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는 것”이라며 “비스포크 냉장고가 성공을 했다고 신가전이라고 볼 수 있는가. 아니다. 경험 측면에서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14년 연속 TV 1위가 유력하다. 초고화질(8K) TV와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8K TV는 무조건 대중화가 목표다. 마이크로LED TV도 상업화한다. 합리적 가격은 시간문제”라며 “프리미엄 신제품은 그 범주 제품가의 50%선이 적정하다. 올해 선보인 개인용(B2C) 마이크로LED TV 가격도 그 정도로 간다. 대당 억원대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김 대표는 기조연설 일부를 ‘착한 기술’에 할애했다. 말 그대로 기술이 우리 삶을 이롭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심장질환재활프로그램 ‘하트와이즈’ ▲젬스(GEMS: Gait Enhancing & Motivating System,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저시력자 보조기기 ‘릴루미노’ ▲소방활동지원 플랫폼 ‘이그니스’ 등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은 당연히 연속성을 가지고 착한 기술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라며 “젬스도 운동보조기기로도 쓸 수 있지만 걸음이 불편한 사람을 돕기 위한 용도 등 상업화보다 사회적 기여 측면으로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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