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삼성폰, 작년 4분기 7년 만에 판매량 최저…스마트폰 1위 ‘위태위태’

윤상호
- 분기 판매량 6880대…고가폰 ‘애플’ 중저가폰 ‘중국’ 경쟁 심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불안하다. 2019년 4분기 분기판매량 7000만대 유지에 실패했다. 분기 판매량이 7000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8년 4분기에 이어 1년 만이다. 작년 4분기 분기 기준 스마트폰 판매량 1위도 애플에 내줬다. 고가폰은 애플 중저가폰은 중국과 경쟁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30일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9500억원과 2조52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7.0% 영업이익 66.9% 증가했다. IM부문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가 주력이다.

실적은 지난 2018년 4분기에 비해 좋지만 눈에 보기만 그렇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880만대다. 2012년 4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후 분기 판매량 7000만대 아래를 기록한 것은 2013년 1분기와 2018년 4분기 두 차례다. 각각 6940만대와 6930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애플은 7070만대를 공급했다. 분기 기준 스마트폰 1위를 탈환했다. 애플의 아이폰 매출액은 559억5700만달러(약 66조3300억원)다. 삼성전자 IM부문 매출 2배 이상이다. 4분기는 스마트폰 최대 성수기다. 애플 신제품 효과를 감안해도 삼성전자가 전체 판매량까지 뒤진 것은 뼈아프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판매량을 역전당한 최근은 2016년 4분기다. 당시는 ‘갤럭시노트7’ 폭발사고가 있었다. 작년 4분기는 돌발 악재는 없었다. 진검승부에서 밀렸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에도 쫓기고 있다. 작년 5세대(5G) 스마트폰 경쟁서는 화웨이에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전자는 북미 한국에서 선전했지만 화웨이가 중국에서 더 잘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서 점유율 1%대에도 못 미친다. 올해는 애플이 5G 경쟁에 가세한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도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인도에서 샤오미 비보에 이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샤오미에 1위를 빼앗긴지 2년 만에 2위 마저 비보에 내줬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9년 4분기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5G와 중국 인도 등에서 반전하지 못하면 분기 1위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 연간 1위도 위태롭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2019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장년 상반기 추진한 보급형 재정비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하반기 수익성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라며 “5G 제품군 확대, 볼더블 신규 디자인 도입 등 프리미엄 판매 확대, 중저가 경쟁력 강화 등 전년비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우려 확산 차단에 나섰다.

한편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은 삼성전자 및 계열사, 협력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삼성전기 ▲삼성SDI 등 완제품이 덜 팔리면 부품도 덜 팔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사개발생산(ODM)을 늘릴지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그래서다.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은 개선되더라도 수직계열화 생태계 전반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 상무는 “ODM은 저가폰에서 제한적 수준 운영했다. 올해도 비슷하다”라며 “고객 반응 등을 살핀 후 추후 전략을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