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온라인 스토어와 포털은 제로섬? 포지티브섬!”

이대호
- 온라인스토어와 포털, 정보수집·대안비교 단계에서 타 쇼핑 채널 지원
- 쇼핑 생태계 확장 측면서 폭넓은 규제 관점 필요
- 소비자 여정 순환구조와 리뷰 중요성 등 연구 필요성도 제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전자상거래 주축인 온라인 스토어와 검색 사업자인 포털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성장 없이 득실 다툼)일까, 포지티브섬(개별 경쟁이 상호 협력을 불러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게임일까. 모두 승자가 되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학계 의견이 제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디지털경제포럼(대표 이상우)이 지난 4일 출범했다. 디지털 플랫폼 이슈를 경영·경제학적으로 진단하는 이 포럼은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연 창립 첫 세미나로 ‘디지털 플랫폼과 커머스’를 주제로 택했다.

‘프로세스 관점에서 본 온라인 쇼핑 행태’로 발제를 맡은 정윤혁 고려대 교수는 소비자 여정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여러 분석결과 중에 ‘쇼핑경로기여도’를 언급하면서 “온라인스토어가 67.3%, 포털은 67%로 두 채널 모두 정보수집, 대안비교 단계에서 타 구매 쇼핑 채널을 지원해 쇼핑생태계 전반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했다”며 “제로섬이 아닌 포지티브섬 게임”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뒤이은 토론에서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포지티브섬 시장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포털 등 검색사업자가 쇼핑시장에 진출하면 쇼핑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현실은 소비자 구매 여정에 더 기여하면서 전체 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고 의견을 보탰다.

쇼핑 여정 분석에선 ‘소비자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면서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쇼핑 과정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구매 의도를 가지고 정보 수집을 시작한 사람이 결과적으로 구매 비중이 높고 이 과정의 대안 비교 측면에서 포털 등의 정보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는 “네이버 온라인 쇼핑이 들어오면서 검색시장 지배력이 온라인 쇼핑시장으로 전이되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었는데 발표를 보면 지배력 전이가 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규제기관에서 쇼핑 생태계가 넓어지는 그런 관점을 가지고 규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온라인 스토어, 포털 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쇼핑 생태계에 기여하는 게 크다는 부분, 그걸 감안해서 규제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포럼에선 ‘소비자 리뷰’와 ‘구매 후 과정’에도 주목했다. 소비 과정을 일직선이 아닌 순환 구조로 본다면 리뷰(평가)가 정보 검색 단계에서 많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온오프라인 쇼핑의 리뷰의 퀄리티가 증가할수록 소비자 여정도 높은 수준의 리뷰가 있는 쪽으로 옮겨가지 않을까”라며 “리뷰를 보면 상품과 판매자에 대한 평가가 혼재된 경우가 많은데 일일이 생각을 하고 남기는 것은 아니다. AI(인공지능)로 퀄리티를 높이는 전략이 어떨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보름 교수는 “전통적인 소비자 여정과 함께 ‘로열티 루프’라는 새로운 소비자 여정에 관심이 많다. 구매 후 과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라며 “검색 없이 구매를 하는 곳에서 한다는 것으로 이러한 소비자의 행동에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판매자들도 자신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최신 연구 접근을 주문했다.

발제한 정 교수도 “소비자 여정이 리니어(직선적)하지는 않고 루프로 간다. 논의되고 있는 게 루프 형”이라고 첨언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