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매각’ 매그나칩반도체, DDI·PMIC 집중한다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지속 언급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 매각을 진행, 강점 분야에 힘을 싣는 방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경영진 주도하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내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 주체는 국내 사모펀드(PEF) 크레디언파트너스와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다. 두 PEF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 MG새마을금고중앙회와 SK하이닉스 등이 출자자로 참여한다.

매그나칩은 지난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을 분할 매각해 만들어진 회사다. 한때 파운드리 분야 세계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전력관리반도체(PMIC)·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이 주력이며, 생산 및 연구시설은 청주와 구미에 두고 있다.

매그나칩의 파운드리 매각은 지난해 화두였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인 파운드리는 고객사 확보가 핵심이다. 최대한 많은 물량을 수주받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 사업이다. 같은 맥락에서 매그나칩도 큰 회사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운드리는 넘기고, PMIC·DDI 등에 몰두하는 차원이다.

이후 매각절차가 진행됐고, SK하이닉스에서 관심을 보였다.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면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자회사 SK하이닉스아이씨 청주사업장 용지 내 매그나칩 공장이 있는 부분도 긍정 요소였다. 대만 UMC, 중국 SMIC 등 파운드리 업계 4~5위 업체들도 인수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변수로 작용했다. 당시 미국 업체가 중국으로, 중국 업체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던 탓이다. 매그나칩은 생산라인이 한국에 있어, 미국과 중국 모두에 공급할 수 있었다. 매그나칩 몸값이 뛰었고, 거래가 지연됐다. 결과적으로 인수가는 4000억원 내외로 정해졌고, SK하이닉스는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매그나칩의 주력인 PMIC와 DDI는 전기차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성장세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두 분야의 매출 비중은 61%로 지난 2017년(48%)보다 10% 이상 올랐다. 세부 매출 추이(2015년→2019년)를 보면 파워 사업은 111%, 디스플레이 사업은 260% 상승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은 이번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주요 사업에 투자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당하기 힘든 파운드리를 넘긴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매그나칩의 파운드리 사업은 향후 SK하이닉스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당장 경영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추가 지분 확보 등을 통해 라인 가동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12인치(300mm) 웨이퍼 중심인 TSMC, 삼성전자와 달리 매그나칩은 8인치(200mm) 공정이 메인이다. 이 분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DB하이텍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8인치 라인이 상승세”라며 “SK하이닉스는 자체 파운드리는 중국으로 옮기고 있어, 한국에서는 매그나칩 파운드리로 대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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