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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

이대호
피파온라인4 홈페이지 게시판 갈무리
피파온라인4 홈페이지 게시판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피파4)’의 이용자들이 드러누웠다. 피파4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인기 게임이다. 회사가 지난달 출시한 LH클래스 선수 상품으로 게임 내 급여 시스템에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됐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된 불만이다.

이 때문에 이틀 전까지 피파4 이용자들은 바닥에 드러누운 ‘●▅▇█▇▆▅▄▇’ 표시를 내세워 불매운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 후 넥슨이 잘못을 인정하는 공지를 거듭 올리고 설문조사를 통한 개선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불매운동이 다소 잦아든 상황이다.

피파4는 직접 플레이가 중심인 콘솔형 축구게임과는 다르다. 쉽게 말해 돈을 들여 선수 카드를 뽑는 게임이다. 카드 강화를 하면 급여가 올라간다. 게임 내 이적 시장도 형성돼 있다. 이용자들이 급여와 선수 시세에 민감한 이유다.

피파4 사태에서 넥슨의 거듭된 사과문 발표와 발 빠른 대처는 칭찬할 만하다. 이용자 의견수렴 이후에도 투명한 정보 공개를 약속했고 간담회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수준의 퍼블리싱 노하우를 가진 회사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본다.

넥슨의 대처와는 별개로 이번 피파4 사태는 언제든 여느 게임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짚고 넘어갈 만한 문제다. 이는 확률형 뽑기 게임이 가진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국내 서비스되는 거의 모든 온라인(모바일)게임은 무료 다운로드 기반에 유료 뽑기 상품을 더한 이른바 부분유료(Free to Play)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비용 대비 부실한 상품을 내놓거나 잘못한 설계한 뽑기로 게임 내 경제가 피폐해지는 등 이전에도 반복적으로 이 같은 소요 사태가 있었다.

확률형 뽑기 BM에 대한 지적들은 잘 알려져 있다. ‘뽑기 확률이 너무 낮다’, ‘아이템 인챈트(강화)도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등 이용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수년 전 정부가 확률형 뽑기 BM을 겨냥해 강제적 규제를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가 자율규제를 내세운 적도 있다.

그렇다면 업계가 내세운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을까.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게임업계를 10년째 취재하고 있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확률형 뽑기 BM을 더 발전시켰으면 시켰지 자제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피파4 사태는 이용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기업의 변화를 끌어낸 좋은 사례가 되리라 본다. ●▅▇█▇▆▅▄▇ 표시를 또 볼 수 있을까. 게임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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