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례 개발자 행사인 ‘MS 빌드 2020’에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업인 ‘소프토모티브’ 인수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RPA 업체 관계자가 한 말 이다.
소프토모티브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프로세스로봇(ProcessRobot)’ 및 ‘윈오토메이션 RPA(WinAutomation RPA)’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19년 7월 이문형 지사장을 한국 지역 매니저로 임명 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바 있다.
MS는 자사의 RPA 제품인 ‘파워 오토메이트(Power Automate)’에 소프토모티브의 제품과 기술을 융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워 오토메이트는 MS의 적응형 플랫폼인 ‘파워 플랫폼’에 속해 있는 워크 플로 및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한 RPA 솔루션이지만 MS 제품 및 서비스에 내재화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소프토모티브의 RPA 솔루션은 개인화 RPA 방식에 특화되어 있다. 소프토모티브는 ‘로보틱 데스크탑 오토메이션(Robotic Desktop Automation)’을 바탕으로 데스크톱 RPA로 시작한 기업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데스크톱에 단독으로 설치해 액셀, 로그인 작업 등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MS의 철학과 소트포모티브의 철학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소프토모티브 이문형 지사장은 “소트포모티브는 아래서 위로 가는 버텀업 방식으로 개인 사용자 환경을 자동화해 왔는데 이것이 MS가 RPA를 구성하는 그림과 맞물렸다고 본다”며 “MS는 개발자와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데 개발환경 자동화, 즉 코딩을 최소화하면서 개발할 수 있는 방식으로 RPA에 주목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RPA 업계는 MS와 소프토모티브의 결합을 엄중하게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RPA의 대상 타겟은 윈도 환경이다. 리눅스까지 RPA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기업 업무환경이 윈도 기반이라는 점에서 윈도 자체에 소프토모티브를 포함시켜 배포하게 되면 독립 RPA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MS는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유아이패스 등 글로벌 RPA 솔루션 기업의 제품을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인 ‘애저’ 상에서 협력해 배포한 바 있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와 협력해 MS 오피스에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진입을 위한 버튼이 생성되기도 한다. 오피스 365 등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솔루션에 내재할 수 있는 기반과 경험을 이미 MS가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MS와 소프토모티브의 결합을 지켜 봐야 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주로 RPA 벤더들의 입장으로 RPA 전문기업과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 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의 파괴력이 있을지는 두고 볼 문제라는 것이다.
한 글로벌 RPA 업체 관계자는 “SAP가 RPA 업체인 ‘컨텍스터’를 인수했지만 아직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RPA를 포함시켜 시장에 다시 접근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물론 SAP는 컨텍스터 인수 후 그동안 내재화 작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전사자원관리(ERP)가 진화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자동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RPA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해 피해갈 수 없는 분야라는 지적이다.
결국 대형 ICT 업체를 중심으로 과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인수가 이어진 상황이 RPA 시장에서도 재현될 지 관심이다. 과거 BI 시장을 나눠 가졌던 하이페리온, 코그너스, 비즈니스 오브젝트 등 업체들은 각각 오라클, IBM, SAP 등에 각각 매각되며 시장이 재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