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나 칼럼

[취재수첩] 하반기 프리미엄폰 경쟁도 ‘가격’이 변수

이안나
- 코로나19·소비위축 영향, 혁신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사상 최대 감소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2억대로 전년대비 11.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제한과 그에 따른 수요·공급 위축이 원인이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안 사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는 의미다.

제조사들은 타개 방안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했다. 올해 상반기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이 유독 치열했던 이유다. 롱텀에볼루션(LTE) 제품과 5세대(5G) 이동통신 제품들이 혼재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큰 고려요인이 아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A시리즈와 애플 아이폰SE, LG전자 벨벳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모두 실속형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소비자들 역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선택했다.

하반기엔 어떨까. 상반기가 보급형 스마트폰 대전이라면 하반기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중심이다. 보급형 제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전체 스마트폰 실적을 견인하는 건 사실 프리미엄폰이다. 그만큼 제조사들도 프리미엄폰 출시에 더 많이 신경 쓰고 마케팅도 공격적이다. 제조업체에겐 상반기보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더 치명적이다.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제조업체들과 달리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0시리즈가 전작 판매량의 70% 정도에 그치면서 하반기 프리미엄폰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이익을 많이 남겨야 한다. 많이 팔거나 비싸게 팔아야 한다. 현재 분위기에 고가 제품 출시는 부담스럽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폴드를 239만8000원에 출시하고 국내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지만 실적을 견인할 정도의 물량은 아니었다. 가격은 폼팩터 혁신의 상징적 의미로 통했다. 전년도 갤럭시폴드는 '혁신'을 중점으로 보고 초고가 가격을 지불했지만 올해는 또 다르다. 하반기 갤럭시폴드2를 구매할 소비자들은 전년도보다 가격 및 성능을 비교해 선택할 확률이 높다. 콧대 높던 경쟁사 애플마저 아이폰12는 전작에 비해 가격을 낮춰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량으로 승부 보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가격정책이 중요한 시기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폰 가격을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폴드2는 외부 디스플레이가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갤럭시노트20은 비행거리센서(ToF)·100배줌 등 기능을 제거한다. 원가를 절감해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향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가 개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글로벌 언팩은 8월 초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행사 때와 다른 온라인 행사가 판매량에 어떤 변수를 줄지 아무도 모른다.

고공행진하던 스마트폰 가격은 시장 침체기와 코로나19여파로 제동이 걸렸다. 위기는 기회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합리적 가격’이 자리잡는 기회가 될 지 주목된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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