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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채널 혁신에 쏟는 각별함… 내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박기록
*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1일자로 발간한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2020년판>에 게재된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것으로, 편집사정상 책의 내용과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2020 금융 디지털 IT전략->
5대 은행 디지털&IT전략 분석- 신한금융 / 신한은행

- ODS 등 채널, 영업점 프로세스 혁신에 각별한 투자
- AI기반 서비스 고도화, 올해 컨텍센터 등 업그레이드 추진
- 클라우드 전환 속도, 2021년 '멀티-하이브리드'클라우드 체제 가동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신한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고객 채널 혁신서비스’에서 매우 도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1982년 후발은행이라 불리며 출범한 신한은행이 지난 2006년, 100년 역사의 조흥은행을 합병한 이후에도 그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1990년대 무인뱅킹(ATM) 확산, 2000년대 e뱅킹, 2010년대 디지털 키오스크를 비롯한 셀프뱅킹(Self Banking)과 모바일뱅킹서비스, ODS(Out Door Sales) 그리고 2020년에는 RPA, AI(인공지능)기반 금융 서비스분야에서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기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장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서비스들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행착오는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이 비대면 시대의 디지털 전환(DT) 흐름을 타고 디지털 혁신금융서비스와 IT인프라 혁신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된 배경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혹자는 ‘초(超) 자동화 프로세스’에 몰입하는 신한금융의 행보를 ‘일본 풍(風)’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아마도 신한금융하면 연상되는 재일교포 대주주와 연관지은 추론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인색한 평가일 뿐만 아니라 사실 관계도 맞지 않다.

그동안 신한은행이 보여온 비대면 금융서비스 혁신의 결과물들은 하드웨어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혁신적 가치를 부여할만한 소프트웨어(SW)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신한AI를 설립한 후 AI기반의 투자자문플랫폼인 '네오'를 앞세워 국내외 자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현재 신한금융의 깊이있는 혁신 의지를 상징한다.

한편으론 신한금융그룹 IT전략 차원에서 올해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한다면, 그룹 IT계열사인 신한DS(구 신한데이터시스템)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DS는 그동안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IT지원을 중심으로, 역할이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그룹 인사에서 신한DS 신임 대표로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출신의 이성용 사장을 발탁하고, 또 신한금융지주 디지털본부장을 맡았던 조영서 부사장까지 합류함으로써 인력풀이 크게 강화됐다.

이는 신한DS가 향후 신한금융그룹 통합 디지털 및 IT전략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신한DS가 우리FIS, 하나금융티아이와 같은 SSC(Shared Service Center)로 방향성을 잡을 경우, 향후 신한금융그룹의 전체적인 IT조직 개편의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구시형 디지털 서비스 혁신… 쏠(SOL) 업그레이드

신한은행의 올해 디지털 및 IT사업은 ‘디지털 혁신’에 맞춰져 있다. ‘디지털 혁신’이 워낙 범위가 넓은 표현이어서 손에 딱 잡히지 않으나 구체적으로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바일 금융플랫폼’ 체계를 의미한다.

먼저, 신한은행은 1100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자사의 디지털 금융플랫폼인 쏠(SOL)의 차별화에 더욱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쏠 플랫폼에 ‘오픈뱅킹 서비스’ 및 통합자산관리 서비스 ‘My자산’을 출시 완료했다.

올해는 여기에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불편사항들을 지속 개선한다. 이를테면 쏠 플랫폼상에서 직관적인 메뉴 구성, 눈이 편한 큰글씨 옵션 제공,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재무관리 서비스(PFM) 업그레이드 등 더 쉽고 편리한 모바일 뱅킹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0만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금융 플랫폼’도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고객 데이터·거래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초맞춤 개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고객관리 제도’, 미래의 ‘젊은 세대’ 세대를 위한 특화 상품과 각종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올 하반기 ‘초맞춤 개인화’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업그레이드해서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DT추진단’ 출범…더 정교해진 영업점 및 채널 프로세스 혁신

올해 진옥동 행장이 강조하는 신한은행 디지털 전략방향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기반의 고객경험 혁신, 극강의 운용 효율성 제고’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금융 혁신 차별화의 키워드가 채널 혁신에 있다고 보는듯 하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해 2월, 은행 전체의 DT(디지털전환) 전략을 기획, 실행, 지원하는 총괄조직 ‘DT추진단’을 신설했다. DT추진단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은 ▲디지털 가능업무 확대 ▲찾아가는 은행서비스(ODS)인프라 혁신 ▲인감스캐너 도입 등을 통한 ‘제로 페이퍼‘ 실현에 나서고 있다. 역시 전통적으로 신한은행이 유독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고,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강점을 인정받은 분야이기도하다.

이와함께 신한은행은 영업점과 디지털 채널의 양방향 연계 강화 등도 중점 추진한다. 특히 올해 신한은행이 언택트 이슈에 대응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전략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의 변화’이다. 관련하여 신한은행은 본부와 PB센터의 자산관리전문가가 태블릿PC를 통해 고객 상담을 해주는 '스마트 화상상담 시스템'을 올해 5월 선보였다. 고객이 평소 거래하던 영업점 직원을 통해 신청하면 신한은행의 세무, 법률, 투자, 은퇴설계 전문가들과 화상상담이 가능하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도 올해 중점 과제다. 신한은행은 AI 학습플랫폼인 SACP(Shinhan AI Core Platform)를 기반으로 은행 업무 전영역에 AI를 적용하기위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즉, AI기반의 업무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은행 서비스의 경쟁력을 기존보다 대폭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전략인데, 이는 우리은행의 ‘AI Powered Bank’ 전략과 유사하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은 올해 콜센터(컨텍센터)를 ‘AI 지능형 상담센터’로 진화시키고, 대고객 상담 챗봇 ‘오로라’와 대직원 상담 챗봇 ‘몰리’,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의 업그레이드도 추진중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AI 비전/OCR(이미지인식) 플랫폼 구축을 통한 무역거래기반 자금세탁방지업무(Anti-TBML)와 각종 종이 서식의 입력 및 검증 업무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IT예산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본예산 및 경비예산을 합쳐 IT예산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평균인 약 3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신한은행의 디지털 및 IT 인력 수(올 3월말 기준)는 약 600명이며, 이 중 디지털부문 인력이 약 200명, IT인력은 약 400명 이다.

◆2021년부터 '멀티 -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체계 본격 가동,
비핵심업무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북미 법인이 인터넷뱅킹시스템에 AWS(아마존웹서비스)의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적용함으로써 국내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신한은행 북미 현지법인은 미국 현지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국내 전자금융감독규정에 의해 통제받지않는다. 당시 이 상황을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지만 이는 이후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혁신을 자극하는 불씨가 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일본 법인인 신한재팬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일찌감치 전환했으며, 올해까지 글로벌 주요 거점 서비스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국내서도 클라우드로 전환 가능한 업무는 활발하게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하여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개인 인터넷뱅킹시스템을 U2L(Unix to Linux)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측은 “올해는 기존 클라우드 1단계 전략하에 ‘Cloud Native’(PaaS) 인프라 아키텍쳐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어플리케이션 현대화(MSA)를 통한 서비스를 이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nterprise Architecture)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해외법인 등을 대상으로 해왔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이제는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신한은행은 2021년에는 업그레이드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내재화하기 위해 ‘멀티 &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ITSM 변경 및 인력 양성도 중요한 IT과제다.

따라서 2021년부터 신한은행은 비중요업무를 중심으로, 또 클라우드에 적합한 업무를 대상으로 외부 클라우드업체로 이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IT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IT비용의 최적화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확보… AI기반 보안 지능화에 중점 투자

신한은행의 올해 주요 보안 관련 IT투자 전략은 ‘디지털 혁신’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측은 디지털금융 혁신이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 안전성’과 ‘데이터 보호 신뢰성’이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고, 관련한 보안 대책 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신한은행은 ‘디지털서비스 안전성 강화’를 위한 보안투자로 ▲AI 등 보안 신기술을 활용한 지능화 확대, ▲사이버보안 전문인력 육성 지속 ▲지능형 사이버 위협정보 수집 및 사전 보안진단 체계 강화를 꼽았다.

이어 ‘데이터 보호 신뢰성 강화’를 위해서는 ▲최적의 데이터보호 시스템 구축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 고도화 ▲정보보호 컴플라이언스 수준 향상 ▲정보보호 인식제고 등을 올해 세부 추진 과제로 꼽았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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