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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웨이·애플, 스마트폰 1위 ‘엎치락뒤치락’…2020년, 최후의 승자는?

윤상호
- 삼성전자 ‘3분기’ 애플 ‘4분기’ 1위 유력…화웨이, AP 차질 극복 여부 ‘변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독주가 무너질 위기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2분기 분기 판매량 1위를 내줬다. 지난 2011년 연간 첫 스마트폰 1위에 올라선지 10년 만이다. 애플과 화웨이 공세가 거세다. 애플은 브랜드 충성도, 화웨이는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전 시장 대응 능력을 재정비했다.

3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2억7140만대로 추산했다. 전년동기대비 24.0%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1분기보다 2분기 파장이 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을 2억7480만대로 집계했다. 전년동기대비 17%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코로나19 세계적 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세계 각국은 2분기 대부분 이동제한을 실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 화웨이가 처음으로 분기 1위를 기록했다. 5480만대를 공급했다. 점유율은 20%다. 삼성전자는 2위다. 5420만대 출고에 그쳤다. 점유율은 20%다. 애플은 3위다. 3750만대를 판매했다. 14% 점유율을 차지했다.

◆화웨이, 미국 덕에 ‘웃고’ 미국 탓에 ‘울고’=화웨이는 첫 선두 등극에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1위가 된 것도 1위를 지키기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미국 제재가 가져온 동전의 양면이다.

미국은 작년부터 화웨이 제재를 시작했다. 미국 기업의 화웨이 거래뿐 아니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기업의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했다. 제재 직후 중국 판매량이 급증했다. SA 기준 2018년 화웨이 중국 점유율은 25.8%다. 2019년 38.0%로 확대했다. 올해 들어선 40%대를 돌파했다. 화웨이 전체 판매량 중 중국 판매량 비중은 작년 60%대에서 올해 70%대로 상승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다른 시장에서 부진해도 중국에서 잘하면 세계를 재패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미국은 화웨이 설계 반도체 위탁생산도 막았다. 스마트폰 핵심부품을 사서 쓰는 것도 자체 조달도 어려워졌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타격이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중국 브랜드 중 상위권이라는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점유율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화웨이의 자리를 노린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재고 부담 ‘여전’…폴더블폰, 물량 기여 ‘아직’=3분기 세계 1위는 삼성전자가 확실하다. 삼성전자는 8월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출시한다. 세계 통신사 첫 공급량만 고려해도 400만대 이상이다. 중저가폰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3분기는 프리미엄폰 경쟁자도 없다.

하지만 상반기의 반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분기 판매량 1위를 애플에 뺐겼다. 올 1분기 ‘갤럭시S20 시리즈’를 공급했다. 분기 1위를 되찾았다. 2분기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재고 부담이 확대했다. 올 4분기는 애플이 있다. 애플 신제품은 항상 기본은 했다. 첫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까지 예고했다.

삼성전자 히든카드는 접는(Foldable, 폴더블)폰이다. 폴더블폰은 물량이 적다. 폴더블폰으로 만든 혁신 이미지로 갤럭시노트20 시리즈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3분기 삼성전자가 1위를 회복하지 못하면 삼성전자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다.

◆애플, 아이폰12 공급 4분기 집중…유일 적수, ‘코로나19’=애플은 4분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아이폰12 시리즈’ 출시를 공식 연기했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제품 출시가 전년대비 몇 주 늦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플은 통상 9월, 즉 3분기 말부터 제품을 판매했다. 올해는 4분기에 초도 물량 전체가 반영된다.

4분기는 스마트폰 업계 최대 성수기다. 삼성전자 신제품 효과도 한 풀 꺾일 시기다. 사실상 프리미엄폰 적수가 없다. 위험요소는 코로나19뿐이다. 재유행이 없다면 신제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생산지 재편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재발하더라도 세계 공급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연간 1위가 누가 될지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아이폰12 시리즈에 달렸다. 삼성전자가 흥행을 이어갈지 애플이 독주할지에 따라 양사 간격이 달라진다. 화웨이가 AP 타격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프리미엄급 AP 수급에 성공한다면 중국 시장 우위를 지킬 수 있다. 연간 1위를 노릴 수 있다. 실패한다면 쉽지 않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넘어지면 메울 수 있는 다른 시장이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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