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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 강화 ‘나비효과’…韓 반도체·디스플레이, 불확실성↑

윤상호
- 화웨이 구매분, 공급 과잉 초래…부품 생태계 혼란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오는 15일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강화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부품 업체가 영향권이다. 화웨이와 직접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피할 수 없다. 화웨이의 빈자리만큼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이어진다. 불확실성이 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 등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다. 미국 상무부에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가가 나면 거래는 계속된다. 허가가 나지 않으면 거래는 끝이다.

미국의 제재 때문이다.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본사가 어디이든 미국 소프트웨어와 장비 등을 활용한 제품을 화웨이 및 화웨이 관계사와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취득하도록 했다. 어기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다. 미국은 반도체에서 시작해 사실상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핵심부품 공급을 막았다.

국내 대기업은 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타격이 예상되는 대표 기업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팔 수 없다. 시스템 반도체는 특히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악재다. DDI 영향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공급도 어렵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5대 매출처 중 한 곳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5대 매출처는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의 1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상반기 매출액은 108조원이다. 단순 환산하면 약 3조원 내외의 매출액을 화웨이에서 올렸다. 4분기부터 이 매출이 없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화웨이 매출 비중이 컸다. 매출 차질은 협력사로 전이한다. 협력사 위축이 예상된다.

시장 상황도 나빠질 전망이다. 화웨이가 차지하던 물량을 시장이 소화해야 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늦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당초 올 하반기를 바닥으로 여겼다. 또 상반기 가격 강세는 완제품 제조사의 재고 확보로 인한 수요 과잉 영향도 있었다. D램과 낸드 플래시 제조사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해도 화웨이가 사가던 만큼 공급이 증가한다.

위탁생산(파운드리)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화웨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자체 소화했다. 대만 TSMC가 만들었다. 첨단 공정을 이용했다. TSMC는 업계 1위다.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한다. 첨단 공정을 무기로 TSMC를 추격해 온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악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정리하거나 축소했다. 중국 업체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ICT LCD 패널에 무게를 실었다. 화웨이는 대부분 중국 업체 패널을 사다 썼다. 화웨이를 잃은 중국 업체가 ICT LCD 패널도 저가 공세를 펼 경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보다 LG디스플레이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없으면 완제품을 만들 수 없다. 배터리 등 다른 부품도 화웨이 빈자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화웨이를 대신할 구매처 등장은 시간이 필요하다. 메모리 반도체 외에는 국내 업체가 화웨이만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더 심각하다”라며 “화웨이뿐 아니라 어떤 중국 기업도 타깃이 될 수 있어 중장기적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비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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