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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 다르다"…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 왜 ‘라인 버전’ 또 출시할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지난 7일 ‘라인 블록체인’을 도입한 외부 기업의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발표했다. 라인 블록체인은 라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즉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발표한 서비스 중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앱을 출시한 서비스들도 다수 포함돼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다른 블록체인 상에서 잘 구동되고 있는 서비스를 ‘라인 버전’으로도 출시하는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클레이튼서 1위한 앱도 ‘라인 버전’ 출시

라인이 발표한 서비스들은 ▲모바일 RPG 게임 나이트 스토리(Knight Story) ▲온라인 계약 서비스 링크 사인(linksign) ▲소셜미디어 어팬(aFan) ▲MMO 전략게임 ‘리그 오브 킹덤즈 for LINE Blockchain’ ▲동전 푸쉬 게임 크립토도저(CryptoDozer) ▲소셜 노래방 앱 썸씽(SOMESING)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쎄타티비(Theta.tv) ▲스포츠 게임 크립토 스포츠(가칭) 등이다.

이 중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이미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위해 클레이튼과 파트너를 맺은 곳들이 5개나 된다. 나이트 스토리, 썸씽, 쎼타티비, 크립토도저는 모두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했으며, 이더리움 기반인 리그 오브 킹덤즈의 개발사 노드게임즈는 클레이튼의 블록체인 앱 파트너다.

위 서비스 중에선 클레이튼 상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서비스들도 있다. 나이트 스토리, 썸씽, 쎄타티비는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과도 연동되어있는 서비스다. 또한 디앱 정보 사이트 디앱닷컴에 따르면 썸씽은 클레이튼 기반 디앱 중 사용자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이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서비스들은 라인 버전을 새로 개발하기로 했다.

“같은 듯 다르다”…라인의 특장점 ‘일본 시장’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은 디앱 구축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클립과 연동되고, 클립은 카카오톡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다. 즉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서비스 내로 유입시킬 수 있다.

라인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 역시 라인의 가상자산 지갑인 비트맥스 월렛과 연동되고, 비트맥스 월렛은 라인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라인 이용자들을 서비스 내로 유입시키는 게 가능하다.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비슷하다. 클레이튼은 최근 블록체인 클라우드인 'KAS'를 출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에게 여러 블록체인 상 기능을 API 형태로 제공한다. 라인도 개발도구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를 출시해 지원하고 있다.

다만 공략하는 시장이 다르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국민 메신저인 것처럼,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다. 방식은 비슷하지만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들도 라인 버전을 개발하기로 한 것. 또한 라인의 비트맥스 월렛은 현재 한국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라인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확실하게 일본 시장 중심이다.

윤현근 썸씽 이사는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 중심이기 때문에 외국인 사용자들이 카톡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하기는 어렵다”며 “라인 메신저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면 일본 시장도 공략할 수 있고 외국인 사용자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립토도저 개발사 플레이댑 측도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정상원 플레이댑 사업총괄은 “더 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라인 버전 서비스는 일본 사용자들과 직접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게임이 일반 사용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데, 카카오톡처럼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앱(라인)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부분도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허가한 가상자산 ‘링크’, 또 다른 장점 되나


라인의 암호화폐 링크(LINK)가 일본 금융청(FSA)이 허가한 가상자산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는 금융청이 허가한 일명 ‘화이트리스트’ 코인만 거래할 수 있다. 링크는 지난 8월부터 일본 내에서 공식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 됐다.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자체 토큰을 발행해 서비스 내에서 이용하고,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를 독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시장을 공략할 땐 해당 토큰들을 거래소에서 사고 파는게 불가능하다. 허가받은 가상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 라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자체 토큰 대신 링크를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클레이튼에서도 자체 토큰이 아닌 클레이튼의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이용해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윤 이사는 “링크가 일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인 점도 라인 블록체인 선택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링크를 썸씽 서비스 내에서 쓸 수 있는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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