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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 vs SK이노, 美 1차 소송 최종판결 재연기 가능성 '솔솔'…왜? [IT클로즈

윤상호
- 코로나19 탓 ITC 재택근무, 심리 연기 속출
- SK이노베이션 투자 조지아주, 美 정치 최대 경합주 부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영업비밀침해 소송(337-TA-1159, 1차 소송) 최종판결이 내주로 다가왔다. 최종판결은 2차례 연기했다. 이번에는 판결이 이뤄질지 승패는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ITC는 오는 12월10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1차 소송 최종판결을 할 예정이다.

이 소송은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이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다.

최종판결이 예비판결을 뒤집은 경우는 없다. 예비판결은 SK이노베이션 패소로 나온 상태다. 최종판결은 60일 이내 미국 대통령의 재가로 확정한다. 10일 예비판결대로 최종판결이 나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늦어도 2021년 2월9일(현지시각)부터 SK이노베이션 미국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업계는 최종판결 연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의료와 정치 환경 탓이다.

양사 관계자는 “최종판결 연기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이유는 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로나19’를, SK이노베이션은 ‘정밀 심리’를 꼽았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ITC는 재택근무 중이다. 위원회 직접 심리를 연기했다. ITC는 긴급 사안이 아닌 경우 심리 및 판결을 미루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소송도 마찬가지다. 지난 2차례 연기도 코로나19 때문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조지아주 경제 활성화 핵심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0월 조지아주 팻 윌슨 경제개발부 장관은 지역언론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복동부 전역에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공장 건설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26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창출한 일자리에 이어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아주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까지 했지만 패배했다. 조지아주는 원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은 내년 1월20일이다.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원의원 2명을 결정하는 승부가 진행 중이다. 2021년 1월5일 투표다.

SK이노베이션 패소 최종판결은 조지아주 표심에 악재다. 트럼프 행정부 결정이다. 상원 선거 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돌아선 표심을 달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ITC가 예비판결과 대치하는 최종판결을 내리는 것도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에게 판단을 넘기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이는 일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사업 중단은 트럼프가 만든 일자리를 바이든이 없애는 모양새다.

한편 판결 연기는 양사 협상 시간을 버는 의미도 있다. 양사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한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기 전에 해야 그나마 양쪽 다 만족하는 결론이 날 때가 많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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