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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美, 中 SMIC 규제 강화…삼성전자·DB하이텍, 영향은?

윤상호
- SMIC, 투자자·고객사 中 비중↑…단기 ‘미미’ 장기 ‘긍정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미국이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 제재를 강화했다.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 업체다. 업계와 시장은 영향 파악에 분주하다. 국내 대표 파운드리 삼성전자와 DB하이텍도 마찬가지다.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장기화 할 경우엔 긍정적 효과를 예측했다.

8일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미국 국방부의 SMIC 블랙리스트 포함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 악재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투자를 받을 수 없다. 미국은 지난 10월 SMIC 제재를 시작했다. 상무부가 미국 업체와 SMIC의 거래에 허가제를 도입했다. 미국 기술과 장비가 없으면 반도체 제조를 할 수 없다.

SMIC는 8인치와 12인치 각각 3개 생산 라인을 운영했다. 28나노미터(nm) 공정이 주력이다. 작년 14나노 공정을 상용화했다. 올해 12나노 공정을 본격화하려 했다.

트랜드포스는 “제재는 주로 미국 투자자 대상이다. 단기적 SMIC 투자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SMIC는 중국 투자자로부터 자본 유입이 크다”라며 “고객사는 중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 비중이 높다. 3분기 매출 69.7%가 중국 팹리스”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제재는 현재보다 미래를 노렸다. 14나노 이하 장비를 추가 구비하기 어려워졌다. 돈이 있어도 장비를 구입할 수 없다. 미세공정 전환이 쉽지 않아졌다. SMIC는 중국 반도체 업체 중 미세공정 선두였다. 중국의 기술 고도화도 걸림돌에 부딪혔다.

파운드리 업계가 당장 들썩이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파운드리 업계는 수요 초과다. 특히 8인치 28나노 공정은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생산량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이미 장비 등을 단종했기 때문이다.

트랜드포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캐파)은 2021년 상반기까지 100% 채운 상태”라며 “SMIC 물량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더라도 2~3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상위 10개사 매출액은 4분기 217억1800만달러(약 23조570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여겨진다.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상위 10곳 중 글로벌파운드리를 제외한 9개사가 성장했다. SMIC도 매출이 늘어났다. SMIC 4분기 매출 예상액은 9억6300만달러(약 1조500억원)다. 전년동기대비 15% 높다.

한편 국내 업체 영향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잠재적 경쟁자의 탈락을 기대했다. 삼성전자와 SMIC는 고객이 대부분 겹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1위 TSMC와 미세공정 주도권을 두고 겨루고 있다. 내년 3나노 공정 도입 예정이다. SMIC 낙마는 중국과 기술 격차를 늘릴 수 있는 기회다.

DB하이텍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좼다. DB하이텍 4분기 추정 매출액은 2억900만달러(약 2300억원)다. 전년동기대비 16% 많다. 점유율 10위다. DB하이텍 가동률은 16개월 연속 최대다. SMIC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해도 수요 초과에 따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 주도권이 팹리스에서 파운드리로 넘어왔다.

트랜드포스는 “SMIC 중국이 아닌 고객사는 주문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대만 파운드리가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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