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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일즈포스 배상근 본부장, “디지털 전환 출발점은 ‘고객’…기술보다 조직 변해야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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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고객 경험을 바꾸기 위한 수단
- CRM은 디지털 전환 위한 '머스트 해브' 솔루션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출발점은 고객입니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프로세스와 조직을 바꿔야 합니다. 물론 이는 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입니다.”

배상근 세일즈포스코리아 컨설팅 총괄 본부장<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전환은 결국 고객 경험을 바꾸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설립된 세일즈포스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개척한 전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이다. 최근 협업 솔루션 업체인 슬랙을 약 30조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영업과 마케팅, 서비스 분야의 고객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해주는 다양한 솔루션을 비롯, 지난해 인수한 태블로, 뮬소프트 등을 결합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면서 세일즈포스의 역할도 커졌다.

배 본부장은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고객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많은 기업이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지만, 고객 경험을 잘 전달하기 위해선 먼저 회사의 문화, 조직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사내 조직이나 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조직 구성원의 마인드나 경험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한 번에 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이 세일즈포스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라는 긴 여정에서 변화의 순간을 설계하고 이를 프로그램화하려는 요구가 많다는 것이 배 본부장의 설명이다.

다양한 산업군 중에서도 제조업계는 가장 고민이 많은 업종이다. 기존의 영업 행태를 바꾸고 고객에게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 관점에서 플랫폼을 구축한 좋은 사례다.

현대산업개발은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아이파크 고객관리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파트 분양 계약 관리부터 입주, 하자보수 관리까지 모든 데이터가 한곳에서 보여지며, 고객센터 상담직원과 엔지니어, 입주민이 모두 같은 데이터를 공유한다.

배 본부장은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고객을 중심에 놓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를 생각해낸 사례”라며 “고객이 분양 신청부터 입주, 하자처리에 이르기까지 끊김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역으로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과 마케팅, 서비스 등으로 나눠져 있는 조직이 동일한 고객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샀다. 그는 “특히 고객은 제품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받는 경험만 알 뿐, 기업 내부의 조직은 모르기 때문에 일관된 고객 경험 전달을 위해선 회사 내 통합적인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일즈포스 스스로도 자사 제품(서비스)의 좋은 테스트베드이자 모범사례다. 그는 “세일즈포스 온(on) 세일즈포스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세일즈포스의 솔루션은 세일즈포스가 가장 먼저 사용하며 스스로가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직원성과관리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인 ‘V2MOM(비전·가치·방법·장애물·척도)’이 대표적이다. 이는 세일즈포스플랫폼 위에서 직원들이 스스로의 비전과 가치, 진도 등을 설정하고 이를 측정하고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CEO가 출간한 서적 ‘트레일블레이저’에 따르면, 매년 모든 직원이 자신만의 V2MOM 초안을 작성하며, 직원 한명마다 쓴 V2MOM 은 4만개에 달한다. 현재 많은 기업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다양한 솔루션을 매년 쏟아내며 제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컨퍼런스 ‘드림포스 투 유 2020’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 및 기능을 대거 발표했다.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해 ‘아이슈타인 오토메이트’를 선보였다. 아인슈타인은 세일즈포스의 AI 솔루션이다.

배 본부장은 “세일즈포스가 생각하는 AI의 가장 큰 원칙은 비즈니스 사용자에게 친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AI를 프로세스에 내재화해 비즈니스 사용자와 일상을 함께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객에 원하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자사 데이터 저장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하이퍼포스’, 커스터머360의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 등도 발표했다. 최근 인수한 슬랙 역시 실시간 협업 툴을 접목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그는 “과거 ERP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must have)’ 솔루션이였다면 CRM은 ‘있으면 좋은(nice to have)’ 솔루션이었다”며 “하지만 이제 CRM은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ERP보다 더 중요한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객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CRM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은 이제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먼저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하고 성공을 맛볼 수 있는 것을 조그맣게나마 빨리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플랫폼으로 세일즈포스가 도움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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