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올해 들어 국내 음원 시장에는 여러 모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글로벌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가 올 상반기 한국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새해부터 음원 원가 상승에 따른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해져 악재가 겹쳤다. 토종 음원 플랫폼들은 서비스 고도화와 마케팅 강화로 가입자 사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오는 7일부터 일부 이용권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MP3 다운로드와 음악 스트리밍을 함께할 수 있는 ‘MP3 30곡+음악감상’ 상품은 기존 1만800원에서 1만7200원으로, ‘MP3 50곡+음악감상’ 상품은 1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앞서 지니뮤직은 ‘스마트 다운로드+음악감상(30일 이용권)’ ‘MP3 30곡(30일 이용권)’ ‘MP3 50곡(30일 이용권)’ 이용권 판매도 종료했다.
배경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음원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으로 인해 저작권 사용 원가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2018년 개정안에 따라 문체부는 30곡 이상 다운로드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에 대해 음원 할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했다. 최대 65%까지 제공되던 할인은 올해 1월1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아울러 스트리밍 상품에 대한 음악 권리자 수익배분율도 매출의 60%에서 65%로 올렸다.
이에 따라 원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일부 이용권 판매 중단 및 이용료 인상이 수반됐다. 멜론 역시 저작권료 인상으로 DCF 다운로드와 무제한 음악 듣기 결합상품인 ‘프리클럽’ 이용권 판매를 올해 들어 종료했다.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저작권 부담이 커서 도저히 이윤이 남지 않는 상품은 종료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 음원 플랫폼들은 이미 인상을 했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음원 업계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작년 초 출시된 유튜브뮤직에 이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에 진출키로 하면서 가격 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 스포티파이의 해외 이용료는 월 9.99달러(약 1만900원)로, 최대 6명이 함께 쓰는 가족 이용권(월 14.99달러·약 1만6300원)을 구매하면 한 사람당 3000원꼴로 가격이 내려간다. 국내 이용료는 미정이지만, 스포티파이는 한국 서비스 출시와 함께 대규모 마케팅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음원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방대한 트랙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큐레이션(추천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이에 국내 음원 플랫폼들도 홈화면 개편과 맞춤형 콘텐츠 등 서비스 고도화에 속속 나서는 모습이다. SK텔레콤 플로는 지난 4일 MZ세대들을 겨냥한 오디오 콘텐츠 개편을 단행했다. 인기 팟캐스트와 뉴스레터 및 윌라 오디오북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멜론의 경우 홈 화면에서 음악 차트를 없애고 개인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는 내용의 모바일 앱 개편을 지난달 실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어떤 반향을 일으키냐에 따라 국내 플랫폼들도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이용자 해지를 막기 위한 프로모션 등 마케팅도 가능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화 트렌드에 따른 서비스 개편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