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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 톡] 적자 전환한 지란지교시큐리티··· 올해 자회사 IPO 괜찮나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란지교시큐리티의 2020년 실적이 공개됐다. 매출액은 소폭 상승했지만 적자전환으로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보안기업 다수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큰 성장을 한 상황이라 더 뼈아프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24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5% 성장했다. 다만 34억9000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2억1000만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27억3000만원 발생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246억8000만원, 영업이익 13억2000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245억2000만원, 영업이익 27억8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적자를 기록하진 않았다.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은 자회사의 부진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자회사로 에스에스알과 모비젠을 두고 있다. 이중 에스에스알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101억원으로 전년대비 25.9% 줄었다.

에스에스알은 실적 악화의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보안 컨설팅 시장 축소, 협력업체 폐업으로 인한 부실채권 발생이라고 전했다. 협력업체 폐업으로 인해 외상매출금 등을 회수할 수 없게 됨으로써 손해가 발생했으며, 일회성 원인이므로 2021년부터는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보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보안 컨설팅 수요는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기업이 다수다. 파이오링크의 경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 등 기존 주요 고객사들이 이탈했지만 플랫폼 업체 등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며 큰 성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또다른 자회사인 모비젠 역시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1~3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4분기까지 합산하면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연결 기준 발생한 영업손실로 미루어보아 큰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모비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3억7000만원, 21억5000만원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감사 전 잠정실적인 만큼 세부적인 금액을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모비젠을 비롯한 지란지교시큐리티 실적의 세부 내용은 3월 발표될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드러난 숫자로만 봤을 때 지난해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실적은 무척 실망스럽다. 코로나19라는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한 모양새다. 자회사의 실적 악화를 제하고서도, 별도 기준으로도 성장하지 못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인력 및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하지만 현상유지인 매출액은 ‘코로나19 수혜주’임을 자처하던 것과 다른 결과다.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장비를 늘려야만 원격근무가 원활해지는 보안 분야는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주력 사업인 이메일 보안 분야는 장비나 시스템 확장이 필요하지 않는다. 또 문서중앙화의 제품 성장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를 온전히 기업의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지난해는 코로나19라는 예측 불가능한 악재가 있은 만큼 더욱. 그러나 상장사라면 주주가치 제고라는 책임이 따른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모회사가 기업공개(IPO)를 했고 자회사인 에스에스알도 상장사다. 모비젠 역시 올해 IPO를 앞두고 있다.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인 KB제5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상장 이후 주가가 절반가량으로 떨어진 상태다. 16일 오후 2시 기준 주가는 5600원으로 전일 적자 전환 발표에도 주가 변동폭은 미미하다. 2만주 정도만 거래된 상태로, 투자자의 관심 밖이라는 의미다.

2018년 상장한 에스에스알 역시 공모가 9000원에 못미치는 6210원을 기록 중이다. 자연히 올해 IPO를 추진한다는 모비젠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모비젠 역시 공모가를 밑돌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모회사인 지란지교소프트는 최근 계열사와 합병 후 IPO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장사의 주가 관리에는 도외시한 채 연이어 상장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같은 비판에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IR을 위한 전담 조직이 없어 투자자와의 활발한 소통이 부족했다. 공모 당시의 사업계획에 비해 실적이 다소 정체되어 주가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올해는 신사업 및 신제품 개발과 함께 IR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실적 성장과 투자자와의 소통 확대를 추진,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전개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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