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가치관·중화 우수문화 넣으라니…” 中 판호 문턱 더 높아져
- 더 꽁꽁 어는 중국 게임시장…판호 심사 기준 강화에 게임업계 '어리둥절'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중국 게임 허가증(판호) 발급 문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판호를 받아내며 중국 게임 시장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더 강화된 판호 기준이 공개됨에 따라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중국 현지매체 NBD(National Business Daily)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는 지난달 15일 '게임 심사 채점 세칙' 문서를 배포했다. 이 문서에 따라 중국은 4월1일부터 새로운 '게임 심사 채점제'를 시행해 판호 심사를 진행 중이다.
5가지 항목에서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 판호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심사 채점에 있어 주요한 기준이 되는 기본 원칙은 ▲관념 지향 ▲원조 창작 ▲제작 품질 ▲문화적 의미 ▲개발 정도 등 5가지다.
항목별 점수를 종합해 평균을 낸 뒤 0.5점 단위로 맞춘다. 예를 들어 평균 3.2점을 받게 되면 종합적인 느낌이 우수할 경우 3.5점, 미달 시 3점으로 채점이 되는 식이다. 다만 이 중 한 개의 항목이라도 0점을 받게 되면 전체 불합격 처리(일표부결)가 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1일 발간한 해외시장동향분석 리포트 '위클리글로벌 220호'에 따르면 게임 심사 채점제는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선전부 출판국에서 2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구성해 국내외 게임에 대한 심사 및 게임 품질에 대한 채점을 진행한다.
하지만 심사 기준 항목 일부분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 원칙 중 관념 지향 항목에서는 게임 주제와 플레이어의 역할 및 메인 플레이 방식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되는 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한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향에 명확한 문제가 있을 시 0점으로 매겨진다. 이들이 명시한 '명확한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적 의미 항목에서는 게임 속에서 '중화 우수 문화'를 전파 또는 확산이 가능한 지에 대한 여부도 체크된다. 심사 중 게임에 부적절한 국가와 민족, 종교 역사 문화에 대한 지식이 존재한다면 감점되는 식이다. 제작 품질 항목에서는 역사적 사실 또는 합리적인 상상을 기반으로 디자인 실시 여부, 게임 특성 및 스타일에 부합 여부, 예술성 등을 심사한다.
중국 금융매체 SINA 파이낸스는 "4월1일 시행된 새 게임 버전 번호 승인 및 채점 시스템이 약 반 달 만에 언론에 공개됐지만 해당 소식은 정부와 관련 업계가 오랜 기간동안 이러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어 게임 분야의 선임 투자매니저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에서 아직 거부된 (중국)게임은 없으나, 대부분의 게임이 수정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한국 게임사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화 우수 문화 전파, 이념적인 부분 등을 조절해 적격 포인트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원활하게 게임을 서비스 하기 위해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이미 개발이 완료된 게임을 재편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 초기 버전에 잦은 오류 또는 '수정 과정 중 불성실한 태도' 등의 상황이 있을 시 이에 맞춰 감점을 하겠다는 부분 또한 향후 역사 왜곡 가능성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중국 판호를 받아낸 바 있다. 이같은 소식에 한때 국내 게임업계에선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돌았었다. 다만 이번 채점제 세부 내용 공개로 인해 게임업계는 전반적으로 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어느 정도 완화가 되면 빠른 진입과 선점을 위해 현지 퍼블리셔를 알아보는 등 많은 준비를 해오고 있었으나 해당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NBD가 인용한 중국 게임 전문 매체 게임룩(GameLook)에 따르면 2019년 총 1570개의 게임이 중국 판호 승인을 받았다. 2020년 승인을 받은 게임 수는 1405개이며, 판호가 있는 전체 게임 수는 전년 대비 10.5% 감소했다.
<왕진화 기자>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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