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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가상자산 법안만 세 번째…사업자에 ‘규제 폭탄’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 기자] 여당이 가상자산 관련 법을 또 내놨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가상자산 거래를 규율하고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가상자산 거래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당에서 가상자산 관련 법이 나온 건 이용우 의원과 김병욱 의원 발의안에 이어 세 번째다.

◆사업자 규제 대폭 강화…발행업자도 포함‧신고제→인가제

양경숙 의원 발의안은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과 기존 여당 발의안에 비해 사업자 규제가 더 강화됐다. 앞서 특금법에선 사업자들이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영업을 신고할 것을 규정했다.

우선 양 의원 발의안은 특금법 상 가상자산사업자인 거래업자(거래소), 보관관리업자(커스터디), 지갑서비스업자에 더불어 ‘가상자산 발행업자’도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의 사업 인가를 받도록 하는 인가제를 택했다. 신고제가 아닌 인가제를 택했을뿐더러 발행업자, 즉 ICO(가상자산공개) 프로젝트도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규제를 대폭 강화했음을 알 수 있다.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과 관련해 이용우 의원 발의안은 인가제를, 김병욱 의원 발의안은 등록 및 신고제를 택한 바 있다. 인가제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승인 방식으로 하면 금융위는 부담감을 느껴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고, 자칫하면 가상자산 산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업자의 공시 의무도 이 의원 발의안에 비해 한 층 강화됐다. 앞서 이용우 의원 발의안에선 거래소가 상장 가상자산의 ‘백서’를 공개하는 정도로 공시의무를 정한 바 있다. 백서는 토큰 분배현황,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이 적힌 문서를 말한다.

반면 양 의원 발의안에선 사업자들이 정기적으로 업무보고서를 작성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사업자들은 공시서류, 수수료 부과기준, 약관을 공시해야 하며 계약 조건, 위험요소, 분쟁조정,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 의무도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이 같은 공시의무와 고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이 밖에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구분하여 별도 예치하고, 이용자 피해보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내용은 이용우 의원 발의안과 겹친다.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자가 손해배상과 입증의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누구든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도록 했으며,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하는 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이용우 의원 발의안에서는 시세조종 시 조종 행위에 쓰인 자금까지 몰수하는 강력한 처벌 조항이 담긴 바 있다.

◆정부의 감독역할 강화…실태조사까지 ‘강력’ 근거조항

양 의원 발의안에서 눈여겨볼 점은 금융당국에 더 큰 감독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특금법 상 감독기관인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뿐 아니라, 금융감독원까지 가상자산 시장 감독 역할을 부여받는다.

발의안에는 금융감독원이 사업자의 명령 준수 여부를 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경우 시정명령, 주의, 경고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금융위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가상자산 관련 정책의 효과적인 수립·시행을 위하여 정책협의회를 설치 할 수 있으며,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도 생겼다.

양경숙 의원은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들썩거리는 가상자산 패닉현상은 제도 기반 미비에 따른 가상자산시장의 불안정성 때문”이라며 “위험에 노출된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요소를 줄이고 예측가능성 높이는 제정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서 가상자산 이용자가 보호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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