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나 칼럼

[취재수첩] 발걸음 뗀 라이브커머스, 규제부터 해야할까

이안나
- 라이브커머스 시장 선점 위해 콘텐츠 다양화 시도·자정 시스템 고도화 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쇼핑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유통 모델로 라이브커머스가 떠오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부터 동네 소상공인까지 구분 없이 변화된 시대에 맞춰 ‘라이브방송(라방)’을 준비한다. 시장 성장 속도는 굉장히 빠른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이었지만 2023년 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제 라이브커머스가 매년 급격하게 규모를 키워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라이브커머스가 집중 조명받게 된 지 이제 막 1년 정도 됐지만 벌써 규제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 실시간으로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지만 규제 영역 밖에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실시간 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시청자들을 설득해 구매하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론 기존 TV홈쇼핑과 역할이 유사하다. 다만 최근 라이브커머스가 각광 받는 이유는 단순히 매체가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해서만은 아니다. 콘텐츠 내용이나 형식, 참여 방법 면에서 기존 TV홈쇼핑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져 주요 시청자 연령대부터 차이가 난다.

현재 라이브커머스는 기업 혹은 판매자마다 어떤 참신한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지 콘텐츠를 연구하고 시도하는 단계다. 규제가 먼저 적용될 경우 이러한 창작 활동은 금세 경직된다. 홈쇼핑처럼 통일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허위사실·과장 광고 등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는 업체마다 자발적으로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판매자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진행하고 전문 업체들은 운영 방식 등에 직접 관여해 잘못된 정보가 나가는 것을 방지한다. 등급제나 신고제도를 도입한 경우도 있다.

산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 만큼 집객효과를 위해선 소비자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은 이미 이들도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름의 자정 시스템을 발전시켜 가는 중이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신산업에 대해 향후 규제 필요성이 나타날 순 있겠지만 시급하게 '속도'를 내기엔 시기상조인 이유다.

중국에서 라이브커머스가 급성장한 이유는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아졌는데 주문 후 배송받기까지 사건·사고가 잦다보니 판매자가 직접 등장해 상품을 판매한 것. 국내 라이브커머스에서도 물론 이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한걸음 더 나아간 모습을 그리고 있다. 콘텐츠를 다변화해 채널 및 판매자 자체적으로 팬덤을 형성, 경쟁력을 키워 브랜드 상품들을 유통시키는 그림이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는 스마트폰 하나로도 진행할 수 있어 소상공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국내 홈쇼핑이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라이브커머스 역시 같은 길을 가기 위해선 당장은 규제 아닌 지원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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