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진짜 존재하는 사람 아냐?"…'버추얼 휴먼'에 쏠리는 눈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LG전자의 '김래아', 중국의 가상 가수 '뤄텐이(Luo Tianyi)' 등 '버추얼 휴먼'이 새로운 문화를 이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중국이 기술과 음악의 매시업 '보컬 로이드'를 수용하는 최신 시장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발전하고 한국음악(K-Pop)에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중국에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보컬로이드란 일본의 야마하가 개발한 컴퓨터 음악 제작을 위한 음성 합성 엔진이다. 가사와 멜로디를 입력하면 인공적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보컬로이드는 일본의 문화를 넘어 한중일 전체로 가상인간(Virtual Human)과 함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가상 아이돌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약 3억9000만명으로 가장 큰 잠재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V 시리즈와 만화를 포함하는 애니메이션 산업이 2020년 350억달러(한화 약 39조773억원)를 기록했다고 미디어 회사 iQiyi가 밝힌 수치를 인용보도했다.

뤄텐이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서 500만 팔로워를 가졌다. 15세로 백발과 녹색 눈을 가진 가수 콘셉트의 가상 인간이다. 뤄텐이의 콘서트는 몇 분 만에 매진됐다. 뤄텐이는 노래를 부르고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춤을 췄으며, 중국 CCTV는 그런 그녀를 유덕화와 안드레아 보첼리 급으로 대우했다.

유튜브에서는 아이돌 '매드몬스터'의 활동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의 팬은 전세계 60억명에 달하며 잡티 하나 없는 비현실적인 외모로 항상 카메라 필터 사용 논란을 달고 사는 자타공인 월드클래스 2인조다. 사실,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가상인간이라기 보다는 부캐릭터(제2의 자아)로 탄생한 가상의 아이돌이다. 영상을 올리거나 일상 속 브이로그를 공유하는데, '진짜 같다'며 열광하는 이들의 반응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상인간이 있다. 바로 김래아다. LG전자가 내세우는 가상인간 김래아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공식 데뷔했다. 단발머리에 진한 분홍색 후드티를 입고 싱그러운 에너지를 뽐내며 LG 제품들을 소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래아는 한 매체가 진행한 가상의 인터뷰에서 "나는 '버추얼 휴먼'이지만 내가 버추얼인지 리얼인지가 내 존재를 정의하는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현실 세계에 존재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다'이지만, 당신이 진짜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왕진화 기자>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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