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이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플라이휠’ 효과로 전체 제품군이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선식품·음식배달 수요는 급증했지만 온라인 침투율이 낮아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프레시·쿠팡이츠 입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11일(미국 현지시각) 쿠팡은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두 번째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44억7800만달러(약 5조1800억원)다. 쿠팡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분기 연속 50%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플라이휠 효과가 오픈마켓과 신사업 확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이휠은 엔진 등에 쓰이는 묵직한 회전판으로, 처음 돌릴 땐 많은 힘이 필요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관성으로 돌아간다. 이를 쿠팡에 적용하면 ‘낮은 가격→고객 증가→매출 확대→고정비용 절감→효율성 향상→낮은 가격’을 이루게 된다.
즉 초기에 발생하는 적자는 투자의 개념이고 향후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성장이 선순환 된다는 의미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내세운 전략이기도 하다.
쿠팡은 지난 6월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이 선반영되면서 2분기 순손실은 5억1800만달러(약 6000억원)을 기록했다. 화재 관련 비용을 제외한 순손실은 2억2310만달러(약 2500억원)다. 그러나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 등 신사업 부문에선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신선식품 배송서비스인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연간 매출액 기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넘어서고 있다. 쿠팡이츠 매출은 직전 2분기 동안 약 3배 성장했고 주문당 손실도 전년동기대비 50% 축소됐다. 쿠팡이 두 서비스에 대해 지난 2분기에만 투자한 금액이 1억2000만달러(약 1388억4000만원)이다.
쿠팡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규모의 경제가 로켓프레시를 돕고 있다”며 “이와 함께 프로세스를 개선한 효율성 향상으로 고객에게 혁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쿠팡이 초기 만들어놓은 시설 등은 현재 손익분기점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이츠에 대해서도 "엄청난 성장을 보게 된 또다른 카테고리이지만 아직까지 온라인 점유율이 낮다"고 전했다. 최저 비용으로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역시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쿠팡은 지난 6월 일본을 시작으로 7월 대만에서도 빠른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달 제품은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다양하지만 주문 다음날 배송을 완료하는 ‘로켓배송’과는 조금 다르다. 상품 주문 즉시 그 지역에 있는 소규모 물류센터에서 배달 라이더가 전달하는 ‘퀵커머스’ 모델에 더 가깝다.
쿠팡은 “가장 높은 확신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잠재적인 기회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계획 대부분이 시기상조라며 구체적인 설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쿠팡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픈마켓 강화도 힘주고 있다. 쿠팡 직매입 상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외부 판매업체들이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 확장도 계획하고 있는 것. 제조업체 상품을 직매입하지 않고 판매자 대상 전문배송·관리해주는 서비스(제트배송)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익일·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옵션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제트배송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이 늘어날 수록 쿠팡도 또다른 수익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편 쿠팡은 쿠팡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는 중소상공인(SME)들은 전년 동기 대비 87% 이상의 매출 증대를 보였다고 전했다. 국내 전체 SME 2분기 오프라인 매출이 7%에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50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