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TV홈쇼핑 업계가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깜짝 반등했던 것과 달리 올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수요가 회복된 영향이다. 여기에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매년 증가하면서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 사업 강화 등 돌파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CJ온스타일‧GS샵‧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대비 평균 27.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 CJ온스타일은 올해 2분기 매출 3574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취급고 9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 줄었다. 온라인몰과 홈쇼핑을 합친 통합브랜드 ‘CJ온스타일’을 출범하면서 신규 BI 개편 등 모바일 중심 사업전환으로 비용이 늘어 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GS리테일과 합병한 GS샵(GS홈쇼핑)은 2분기 취급고는 1조1772억원으로 전년동대비 3.8% 증가, 매출액은 3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17억원으로 같은 기간 23.6% 감소했다. GS샵은 송출수수료 증가와 판촉비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전했다.
롯데홈쇼핑도 비슷한 흐름이다. 2분기 매출액 27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다. 반면 송출수수료가 31억원, 신사업 운영비가 33억원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8.1% 감소한 310억원에 그쳤다.
현대홈쇼핑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성장세는 주춤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매출총이익률(GPM) 개선은 이번 분기에도 이어지겠지만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자회사를 제외한 홈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 하락한 4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외부활동 증가에 따라 취급고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출료는 예상보다 높은 계약 체결에 따라 두 자리 수 수준 인상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홈쇼핑 업계가 2분기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은 배경엔 복합적인 요인이 적용됐다.
지난해 2분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고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체됐던 홈쇼핑 업계는 간만에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수요 회복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작년 홈쇼핑업계가 코로나19 수혜를 얻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을 작년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 2분기 홈쇼핑 업계 영업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해도 더 낮아졌다. 가령 롯데홈쇼핑은 2019년 매출 2360억원으로 올해보다 340억 더 낮았지만 영업익은 330억으로 20억 더 높았다. CJ온스타일과 GS샵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데 더해 판매관리비 확대 및 송출수수료 인상 등 영향이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2019년 대비 1840억원(10%) 증가한 2조234억원이다. 이는 전체 홈쇼핑 방송사업매출의 53.1%다. 방송을 통해 발생한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유료방송 수수료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사업구조를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며 방송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방송 경험 및 전문성을 살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일제히 집중하고 자체상품(PB) 상품을 확대해 영업이익률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작년 동기 특수하게 코로나19 수혜를 입었지만 올해는 지난 1분기부터 그런 분위기가 끝나가는 조짐을 보여왔다”며 “재작년과도 비교해 부진한 건 송출수수료 등 외부적 상황이 지속해서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