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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희비 엇갈린 신규 상장… 원티드랩·플래티어·엠로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8월 둘째 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정보기술(IT)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따상’ 이후 주가가 급락한 기업, 따상 이후로도 크게 오른 기업, 상장 첫날부터 두자릿수 하락한 기업 등이다.

따상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따)를 형성한 뒤 상한가(상)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닥·코스피의 경우 30%의 가격제한폭(상한가·하한가)이 정해진다.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의 90~200%로 정해지는데, 30% 가격제한폭까지 감안하면 공모가 대비 금액은 63%~260%까지 변동할 수 있다.

◆‘따상’으로 출발했는데··· 상승분 일부 반납한 원티드랩

11일 상장한 원티드랩은 채용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채용당 과금’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 원티드랩의 서비스를 통해 채용이 진행될 경우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통과한 후보자 연봉의 7%를 기업에게 수수료로 청구하는 방식이다.

원티드랩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며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공모가는 3만5000원이었는데 상장 첫날 종가는 160% 상승한 9만1000원이다. 당시 시가총액은 428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각각 8.7%, 10.8%라는 큰 폭의 하락을 반복하며 주가는 상장 첫날 시초가(7만원)에 근접했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주가가 부담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티드랩은 작년 기준 매출액 146억9000만원, 영업이익 –52억을 기록한 적자 기업이다. 기업공개(IPO)도 주관사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하는 ‘상장주선인 추천제’를 이용한 경우다. 원티드랩이 2023년 목표 매출액, 영업이익을 668억원, 112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플래티어, 상장 후 이틀째에 공모가 대비 187.2% 상승

12일 상장한 플래티어도 원티드랩처럼 따상에 성공했다. 반면 이틀째부터 주가가 급락한 원티드랩과 달리 상장 다음날에도 주가가 10.4% 상승했다. 플래티어의 13일 종가는 3만1600원인데, 이는 공모가인 1만1000원 대비 187.2% 상승한 수치다.

플래티어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다. 대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는데,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나 한국타이어의 ‘T스테이션’, 롯데의 ‘롯데온’ 등이 플래티어의 결과물이다.

다만 플래티어 역시 원티드랩과 마찬가지로 고평가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작년 플래티어의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393억원, 26억원이다. 이중 상장 과정에서 일회용 비용으로 발상한 전환상환우선주(RCPS) 평가손실을 제한 당기순이익은 36억원가량인데,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13일 종가 기준 플래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RCPS 평가손실을 제했을 때 기준 72배로, 감사보고서에 제출된 당기순이익을 적용한다면 97배까지 치솟는다.

◆다소 아쉬운 출발 엠로··· 여전히 공모가보다 높다

13일 상장한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기업 엠로는 따상으로 순조롭게 출발한 원티드랩, 플래티어와 달리 첫날부터 주가가 13.4%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공고가는 웃도는 상황이다. 엠로의 공모가는 2만2600원이었는데, 시초가는 44%가량 높은 3만2700원으로 시작했다. 13일 종가는 2만83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5.2% 높다.

신규 상장한 원티드랩, 플래티어와 달리 엠로는 코넥스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이다.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일이 없었던 기업들과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엠로의 시가총액은 1535억원으로 3480억원이 원티드랩, 2613억원인 플래티어에 비해 크게 낮다. 반면 기업 실적은 3개사 중 가장 높다. 작년 기준 엠로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48억원, 64억원, 37억원이다. PER는 42배가량이다.

각각의 성격이 다른 3개사는 모두 ‘디지털 전환’이라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채용, 디지털 플랫폼, 공급망관리 등 모두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각 기업의 성패는 커지는 시장에서 어느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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