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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장애] “한 바구니에 담았더니”…결합상품의 그늘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5일 KT의 유·무선 네트워크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휴대폰부터 인터넷까지 하나의 통신사로 연결해 사용하는 ‘결합상품’ 이용자들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20분경부터 12시 45분까지 85분 간 KT의 유·무선 인터넷이 마비되면서 전국 단위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대다수의 통신사들은 자사의 휴대폰, 인터넷, 인터넷 전화, 인터넷 TV를 묶어 결합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개별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KT의 경우, 최근 1인가구나 청년가구를 대상으로도 결합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결합상품은 일반 가정 뿐 아니라 사무실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일부 중소기업 등은 결합상품으로 묶여있는 보안시스템(KT텔레캅 기가아이즈)이 작동을 하지 않아 점심을 먹으러 가지 못했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도 많았다.

실제 유명 IT 유튜버인 ‘잇섭’도 25일 본인의 일상생활을 다루는 유튜브 서브 채널 ‘없섭’에 “KT에 한 달에 50만원 쓰는 사람의 최후”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결합상품의 폐해에 대해 호소했다.

그는 “회의 중이었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안 돼 SKT를 쓰는 직원 휴대폰을 테더링해서 업무를 봤다”며 “또, 사무실 보안(KT텔레캅) 지문인식도 안되고, 삼성페이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휴대폰도 KT, 사무실 인터넷도 KT, 스튜디오 보안시스템도 KT(KT텔레캅)를 쓰고 있어 한 달에 40~50만원을 낸다”고 말했다.
출처 : 없섭 유튜브 화면 갈무리
출처 : 없섭 유튜브 화면 갈무리

앞서 잇섭은 올해 4월 자신이 사용 중인 KT 10기가(G) 인터넷 서비스의 실제 속도가 10Gbps가 아닌 100Mbps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인터넷 속도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과기정통부·방통위가 실태 점검에 나선 결과 애초 계약된 인터넷 속도보다 낮은 속도를 제공한 사례 등을 확인하고 KT에 총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한편 통신사 ‘교차 사용’을 통해 이번 장애에서 비켜난 기업들도 있다. 통신 망 장애로 신용카드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은 것과 대조적으로 스타벅스와 파리바게뜨, 이디야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사고’ 이후 백업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덕분이다. 스타벅스커코리아의 경우, 지난 아현지사 화재 때에도 ‘망 삼중화’ 조치 덕분에 정상 영업이 가능했다.

스타벅스는 2012년 국내 통신사 2곳과 계약하는 ‘망 이원화’를 넘어, 2017년 유선 2개 회선에 무선 1개 회선을 더하는 망 삼중화를 단행한 바 있다. 메인 유선망에 장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백업 통신사로 전환되고 이마저 단절되면 LTE 무선통신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결제에 주로 KT망을 사용하지만 KT망이 마비되거나 지연이 길어질 경우 SKT,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LG 유플러스로 전환되도록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KT 장애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파리크라상, 바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을 운영 중인 SPC도 큰 피해 없었다. KT 인터넷을 이용하는 매장의 경우, 포스가 작동하지 않는 동안 별도의 서브 카드단말기를 활용해 결제해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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