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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국만을 위해” 구글, 앱마켓 외부결제 허용

최민지
-한상혁 방통위원장, 구글플레이 글로벌 정책 총괄 면담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준수 위한 구글 결제정책 변경계획 확인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구글이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하겠다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손을 잡았다. 인앱결제를 사실상 고수하겠다는 애플과는 다른 태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국내법을 준수하기 위해 한국 내 앱마켓 결제정책을 바꾸기로 하면서,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의미가 더해졌다. 이에 따라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 앱 내 다양한 결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4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윌슨 화이트 구글플레이 글로벌 정책 부문 총괄과 화상으로 만나 구글 결제정책 변경 계획을 듣고, 모바일 앱 생태계 상생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당초 직접 만날 계획이었으나, 방통위 과천 청사 내 확진자 발생으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화상회의로 변경됐다.

방통위는 지난달 25일 구글‧애플에 앱 마켓사업자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준수를 위한 이행계획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구글이 구체적 방안과 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면담을 먼저 요청하면서, 이번 자리가 마련됐다.

결론적으로, 구글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한다. 앱 내 제3자 결제시스템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외부결제를 허용한 만큼, 관련 수수료도 낮춘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네이버웹툰 내 재화로 이용되는 쿠키를 구매할 때 구글플레이 결제뿐 아니라 네이버페이와 같은 결제수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윌슨 화이트 정책 총괄은 구글이 개정법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법을 준수하기 위해 새로운 결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윌슨 화이트 총괄은 “새로운 결제 정책 목적이 개발자 결제방식 선택권과 이용자 선택권을 동시에 보장해 모두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데 있다”며 “개발자는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에 더해 자신이 선택한 제3자 결제시스템을 앱 내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는 선호에 따라 제3자 결제 또는 구글 인앱결제를 선택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글플레이 결제정책 변경계획에 따르면 제3자 결제와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은 동등한 크기‧모양‧위치로 노출돼 특정 결제방식 이용을 강제하지 않는 이용자 화면을 설계한다. 개발자 누구나 구글플레이 결제뿐 아니라 외부결제를 동시에 채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3자 결제 이용 때 구글플레이 결제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이 같은 정책이 적용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구글은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준수를 위해 한국만을 대상으로 외부결제를 허용한다.

구글은 새로운 결제 정책을 연내 시행할 수 있도록 조속히 약관변경 및 개발자 고지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 적용 시기 등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 제출한다. 또, 구글은 결제정책 변경계획을 보다 구체화해 방통위에 전달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구글 정책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한상혁 위원장은 “법 준수를 위한 구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개정법 입법 취지가 충실히 실현되는 방향으로 이번 정책 변경을 실행해주기 바란다”며 “이를 통해 구글이 빅테크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 국내에서 사업하는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앱 마켓사업자가 외부결제에 대해 불합리한 수수료율을 적용하거나 외부결제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법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만큼, 구글이 이용자와 개발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데 앞장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애플은 방통위에 맹탕 계획을 제출하며, 자사 정책과 지침이 인앱결제강제금지법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애플이 외부 링크를 통해 결제 수단을 홍보하는 행위를 허용하겠다는 것이지, 앱 내 외부결제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사업모델 변화 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 애플이 외부결제 관련 에픽게임즈에 항소까지 진행하기로 한 만큼, 현재 적용되는 인앱결제 정책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를 겨냥해 한 위원장은 “방통위는 개정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하고 건전한 앱 마켓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윌슨 화이트 총괄과 이상현 구글 아시아태평양정책부문 총괄 등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면담한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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