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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다양한 결제수단 존중한다면서…구글, 인앱결제 바겐세일

최민지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한국에서 세계최초로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시행되자, 구글은 국내법을 준수하기 위해 외부결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연일 이를 무력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 앱마켓 구글플레이는 12월 한 달간 게임이 아닌 앱에 한시적으로 인앱결제(앱 내 결제) 수수료를 15% 인하한다. 할인된 금액은 구글플레이에서 부담하는 만큼, 개발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이벤트다.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는 업종‧규모에 따라 10%, 15%, 30%로 책정된다. 수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해당 이벤트에 참여할 개발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구글이 외부결제 허용을 앞두고 내린 정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더군다나 ‘한국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구글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준수를 위해 한국에서만 외부결제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번 프로모션은 구글 인앱결제 성문을 견고히 하려는 당근책으로 비춰진다.

앞서, 구글은 지난 4일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발표했다. 외부결제 방식을 이용하면, 기존보다 4%p 수수료를 낮춰준다. 예를 들어 30% 수수료를 내던 곳이 제3자 결제 방식을 채택하면 26% 수수료를 내면 된다. 15% 수수료를 냈다면 11%, 10%의 경우 6% 수수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외부결제를 사용하게 되면 신용카드 및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인앱결제 30% 수수료를 초과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개정안 취지는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 창작자들이 더 자유롭게 모바일 생태계 내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데 있다. 규제 우회를 막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시행령과 고시 제‧개정까지 진행했다.

구글이 국내법을 존중한다는 생색을 냈지만, 사실상 인앱결제를 쓸 수밖에 없는 우회적 꼼수를 부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인앱결제 할인 이벤트까지 진행한다.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제대로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방통위는 구글‧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사에게 인앱결제 수단을 강제할 경우 매출액 최대 2%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사업자와 대표 고발까지 검토 가능하다.

[최민지 기자 블로그=ICT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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