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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2%”…신한은행 땡겨요, 배달앱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이안나
- 22일 시범 서비스 시작…유의미한 데이터 확보 위해 이용자 확보 관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한은행이 금융권 처음으로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배달앱 수준 중개수수료에 빠른 정산을 앞세워 기존 배달앱에 불만을 갖던 가맹점주들에게 대안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단 이미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배달주문앱 시장에서 땡겨요가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 수를 늘릴지가 관건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 배달앱 ‘땡겨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울 광진구·관악구·마포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6개 지역에서만 운영한다. 순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내년 1월14일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징은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고 중개수수료율 2% 적용 등 소상공인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주문 앱들이 12~15%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당일 판매대금 정산을 적용하고 저금리 라이더 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땡겨요는 민간기업이 공공배달 앱과 유사한 낮은 중개수수료를 내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공배달앱 한계로 부각됐던 마케팅 갈증도 은행 자금력으로 해소 가능하다. 땡겨요는 사업을 통한 수익보다 이커머스·O2O시장 고객 데이터 확보로 신사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적이다. 특히 기존에 얻기 어려웠던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와 라이더 배송건수·급여, 고객 결제정보 등을 파악하면 사각지대 있던 이들의 맞춤형 대출 상품도 고안할 수 있다.

그러나 목적 자체가 다른 데 있다 하더라도 땡겨요가 많은 가맹점과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는 동일하다.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정교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주문 앱 시장에선 “시장이 확대되는 데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땡겨요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 아직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 사이에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하는 건, 이미 치열한 격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개수수료를 낮췄다 하더라도 이용자 수가 적어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가맹점들도 굳이 수수료를 지불하며 땡겨요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땡겨요가 내세운 당일 정산도 가맹점주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배민은 일단위 정산이 가능하며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주 단위 정산을 진행하고 있다. 배민은 우리은행·KB국민은행과 손잡고 이미 배민 라이더와 자영업자 대상 대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미 외식업체와 소비자 모두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를 이용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땡겨요를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확실한 차별점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신용카드를 활용해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맞춤 추천 같은 데서 강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배달앱은 중개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메뉴변경과 콘텐츠 관리, 고객상담(CS) 등 운영이 복잡해 단기간 추격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특히 가맹점주들 배달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을지도 과제다. 현재 배달주문 앱 시장은 단건배달이 ‘대세’가 되면서 라이더 확보가 필수 경쟁력이 됐다. 이를 위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가 높아지고 있다. 배민·쿠팡 등과 직접 계약하는 라이더들이 많아지자 배달대행 업체들도 라이더들을 붙잡기 위해 자영업자들에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식당 자영업자들이 최근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유는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이러한 배달료 인상과 연관이 있다.

땡겨요는 배달주문을 중개만 하는 시스템으로 배달라이더 확보 등은 가맹점주 등이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중개수수료를 일부 줄일 수는 있겠지만 배달료 인상에 대한 부담은 기존과 동일한 셈이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단건배달 서비스 부재와 동시에 배달료가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또다른 배달업계 관계자는 “중개수수료가 배민 등 기존업체들보다 낮아져 부담을 일부 줄일 수는 있겠지만 최근 인상된 배달 대행료가 땡겨요로 인해 낮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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