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차이나 리스크’ 고민 깊어지는 中 클라우드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클라우드 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는 중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일대 변혁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데이터 주권’에 대한 문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22년 상반기 국내 첫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2021년 국내에서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여세를 몰아 내년에도 세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중국 클라우드 기업이 내세우는 것은 큰 규모의 서비스를 장애 없이 실행했다는 실적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십만명 단위의 실시간 동시접속 라이브 스트리밍 경험을 레퍼런스로 내세우지만 중국 클라우드 기업에게 십만명 단위는 일상적이다. 광군제 등 트래픽이 집중될 때는 수천만명의 라이브 스트리밍도 진행된다.

경험 면에서는 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가격’까지 포함한다면 중국 클라우드의 경쟁력이 빛을 발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클라우드의 가격 경쟁력은 AWS, MS, 구글 등을 한참이나 앞선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 비교해도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기술에서 뒤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중국은 국가 단위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일상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한국 등이라면 지탄받을 만한 AI 감시 시스템도 현실에 도입했다. AI 기술면서 중국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거대한 중국 시장 역시 중국 클라우드 기업이 잘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텐센트 클라우드를 이용 중인데, 이중 다수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텐센트 클라우드를 이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여러 장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내·외 많은 기업·기관은 중국 클라우드 도입을 꺼린다. 여기에 중국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기업, 기관들도 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정적인 여론이다. 미·중 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나 미국과 거래를 하는 기업으로서는 중국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화웨이 퇴출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중국 클라우드 역시 언제 유탄을 맞을지 모를 일이다.

중국은 데이터안전법, 네트워크안전법, 국가정보법, 반간첩법, 반테러법, (중국)개인정보보호법 등 정부가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다수 마련해뒀다. 가령 국가정보법중국의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의 정보 작업에 지원·협조·협력해야 하며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정부가 중국 클라우드 기업에 요구할 경우 데이터를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특정 벌률로 인해 기업을 제재할 수는 있지만 이를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2020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미국에서 퇴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미국 법원에 의해 제동된 바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당시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알리바바 계열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IPO를 하루 앞두고 무산됐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라는 큰 시장을 토대로 성장, 해외로 진출하는 클라우드 기업에게 이와 같은 중국 정부의 규제는 ‘차이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유출하지 않더라도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이상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시각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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