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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비생활] 공기청정기 vs 공기살균기, 같을까 다를까

백승은
<출처=세스코>
<출처=세스코>
- UV·화학식·플라즈마 방식으로 나뉘어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지난 2019년 미세먼지 이슈가 부각되면서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크게 올라갔다. 업계에서는 작년 기준 국내 공기청정기 보급률을 70%대로 보고 있다. ‘필수 가전’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최근 출시되는 공기청정기에는 ‘살균 기능을 더했다’라는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기청정 살균기’라는 제품명도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기능을 혼재해 적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는 근본적으로 다른 제품이다. 어떤 점이 결정적으로 다를까.

◆공청기는 ‘필터’ 통한 ‘거름’…공기살균기는 ‘바이러스 파괴’=두 제품을 가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공기청정기는 필터를 중심으로 먼지나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데 주력한다. 공기살균기는 좀 더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역할이다.

공기청정기 필터 중 핵심은 ‘헤파필터’다. 0.3마이크로미터(㎛) 크기 입자를 99.95% 이상 제거한다. H13부터 헤파필터로 적용한다. 머리카락 한 올 두께가 50㎛인 것을 감안할 때 0.3㎛의 입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작다. 헤파필터는 주로 10~0.3㎛ 사이의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이렇게 걸러진 공기를 내보내 실내 공기를 환기한다.

그렇지만 바이러스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보다 크기가 작다. 대부분 0.1㎛ 이하다. 헤파필터로도 거르기 어렵다. 이때 바이러스 등을 파괴하는 게 공기 살균기다.

◆‘부유 바이러스’ 제거하는 공기 살균기…UV·화학식·플라즈마 방식=공기 살균기의 종류를 알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종류를 알아야 한다.

바이러스는 신체나 물건에 붙어 있는 ‘고착 바이러스’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 바이러스’로 나뉜다. 둘 중 부유 바이러스가 좀 더 제거하기 어렵다. 고착 바이러스는 신체 부위나 물건을 닦고 소독하면 금방 살균되는 반면 부유 바이러스는 공기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이다. 공기살균기는 부유 바이러스를 없애는 역할이다.

공기 살균은 ▲자외선(UV)식 ▲화학식 ▲플라즈마 방식으로 나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UV 살균이다.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컵 살균기를 생각하면 된다. 주로 ‘공기터널’을 통해 공기를 강제 흡입한 뒤 UV로 살균하는 식이다.

UV살균은 ▲광강도(UV세기) ▲살균 시간 ▲살균 거리가 모두 충족했을 때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10~30초 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충분한 세기로 UV를 쏴 줘야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살균 대상에서 거리가 2배씩 멀어질 때마다 살균 효과는 4분의1로 감소한다.

화학식은 분무기를 공중에 뿌리는 식으로 분무형 공기살균기라고도 한다. 공기를 소독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공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 주로 사용한다.

플라즈마는 기체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를 가해 이온 핵과 자유전자가 서로 분리된 상태다. 다른 전자를 빼앗아야 안정적인 기체가 된다. 이때 바이러스의 전자를 빼앗으면서 바이러스가 사멸하는 식이다. 그간 주로 병원 수술도구 등을 멸균하는 멸균기로 이용돼 왔다. 비교적 최신 기술에 속한다.

◆국내 업체는?=국내 공기살균기는 중견·중소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용 공기살균기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세스코는 최근 ‘센스미’를 출시했다. ‘UV살균터널’을 이용한 UV 살균 방식이다. 다담마이크로는 광촉매산화기술을 접목한 ‘퓨리팟’을 다루고 있다. 신영에어텍은 저온플라즈마를 이용한 ‘부루테’를 시판 중이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최근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를 혼재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둘은 분명 다른 기능”이라며 “둘은 근본적으로 특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구매 시 꼼꼼하게 살펴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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