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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콘텐츠 IP 격전지로 떠오른 ‘북미’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북미시장에서 콘텐츠 맞대결에 나선다. 세계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북미지역은 누가 깃발을 꽂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콘텐츠 시장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양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최근 들어 전세계에서 바라보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고, 국내에서 시작한 ‘웹툰’이 만화 종주국 일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후 아시아, 유럽, 미국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과 같은 지적재산(IP)은 영상화 등 2차 저작물로 이어지는 콘텐츠 선순환 중심에 있다. 넷플릭스에서 흥행한 ‘지옥’ 또한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와 관련 양사는 적극적으로 현지 플랫폼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래디쉬를 통해 세계 최대 아시아 판타지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지분 100%를 450억원에 인수했다. 우시아월드는 매년 40% 이상 매출 성장을 이룬 영문 웹소설 서비스로, 무협물 등을 중심으로 한 유일한 남성향 플랫폼이다. 매출 85%를 정기구독으로 올리고 있어 안정적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엔터는 지난 5월 북미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여성형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1조1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통합 거래액을 3년 내 3배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는 미국 내 공고한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글로벌 거대 콘텐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IP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도 콘텐츠 생태계 확장과 사업 외연을 넓히는 ‘성장’에 무게를 두고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10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며, 북미 사용자 수는 최근 1400만명을 돌파했다. 그 중 70%는 MZ(밀레니얼+Z세대)세대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는 웹소설 글로벌 1위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월간 약 1억6600만명(월간 순 사용자 합산) 사용자, 창작자 약 570만명, 창작물(약 10억개)을 확보한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아마추어 플랫폼 ‘도전만화’ 성공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도 적용시켰다. 북미에서는 아마추어 플랫폼 ‘CANVAS(캔버스)’를 구축해 유튜브와 같은 대규모 창작 생태계를 선보였다. 지난 6월에는 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 영상과 출판 사업도 펼치고 있다. 향후 네이버웹툰 IP 기반으로 미국 비아콤CBS인터네셔널 스튜디오와 제작한 영상물은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북미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2014년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당시 웹툰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미국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는 물론, 규모의 성장과 업계의 신뢰가 필수”며 “네이버웹툰 투자 전략는 단기적인 매출이나 수익 보다는 더욱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작가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한편 IP 밸류 체인을 선순환 시켜 사업 토대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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