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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격랑에 빠진 보험권, GA 디지털 전환 방향은?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보험권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거세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보험권은 오프라인 중심의 보험설계사가 개인적 역량을 바탕으로 보험시장을 개척해 업무 부분의 디지털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판매하는 보험 판매 채널인 법인보험대리점(GA)가 활성화되면서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이 필요한 고객을 만나서, 현재 가지고 있는 보험을 분석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일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GA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A들은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각종 상품 자료, 보장금액 등이 디지털로 전환 되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설계사 지원업무의 상당수도 디지털 서비스 전환을 꾀하고 있다.

GA업체 리치앤코도 최근 디지털 전환 고도화에 나섰다. 리치앤코는 GA 업계에서 디지털화에 집중한 GA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세일즈 프로세스, 교육, 고객 관리 등 GA설계사에게 필요한 전 영역을 디지털화해, 설계사의 업무 효율화에 나선바 있다.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국내 40여개의 보험사가 있고, 수백 개의 상품이 있으며, 특약까지 생각하면 수천 개가 훌쩍 넘어가는 상황이다. 그만큼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영역임에도, 디지털 전환 속도가 굉장히 느렸다는 평가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예를 들어 많은 설계사들은 종이 지도를 들고 고객을 상담하고 있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른 고객들을 만나서 최적의 루트를 전달해야 하는데 손에는 내비게이션이 아닌 지도가 들려 있는 셈이다”라며 “리치앤코는 보험 상품 추천 영역에서 네비게이션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목표 아래 디지털 플랫폼이 완성되면 리치앤코 설계사는 고객의 부족한 담보와 가입조건에 맞추어 자동으로 추출된 보험상품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순서 또는 가입 한도가 높은 순서와 같이 고객의 추가적인 요구조건을 반영해 맞춤형 보험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보험상품 추출 과정과 선택 과정을 고객과 함께 할 수 있다. 고객과 함께 태블릿 PC,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고객에게 딱 맞는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방법이 생긴 셈이다.

특히 리치앤코는 개별로 분산되어 있는 앱들을 통합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도 파편화 되어 있던 각 서비스 별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앱을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원앱은 각 단계의 작업을 최적화해 사용자의 시간을 줄여주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리치앤코 역시 보장 분석–상품설계–상품 추천–고객 관리 등의 전 단계를 심리스하게 연결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해당 플랫폼에서 리치앤코에서 비교 판매한 보험 상품들의 데이터가 축적되게 될 것이고, 이런 데이터들을 쌓여가면 리치앤코 설계사 플랫폼은 더욱 경쟁력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개발하고 있는 앱은 설계사 전용 솔루션으로.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인 굿리치앱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정보가 GA 상품 설계 시스템에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GA 설계사들은 각 보험사의 상품 설계 페이지에 들어가서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설계사가 A 보험사 상품 설계 시스템에 접속해 고객의 나이, 이름, 특이사항 등을 적고 상품을 가설계한 후에 보험료와 보장 내역 등을 확인한다.

이후, B 보험사 상품 설계 시스템에 접속해 고객 정보를 다시 입력한다. GA 설계사는 3개 이상의 보험 상품을 비교 판매해야 하기에 같은 행동을 3번 이상 실행할 수밖에 없다. 설계사의 업무 효율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리치앤코는 주요 보험사와 API 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설계사들이 각 보험사의 상품 설계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가 설계'를 할 수 있는 자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보험사와 달리 GA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해야 할 분야를 정확히 파악해 디지털 전환의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GA의 주된 기능은 여러 보험회사의 수많은 보험상품을 비교 판매하는 것으로 보험상품 전문가인 설계사가 고객이 보험상품을 쉽게 비교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데 디지털 기술이 잘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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