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열풍’인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달 재출시한 SPC 삼립 ‘포켓몬빵’인데요. 이 빵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고 웃돈을 주고도 거래하는 걸 보니 베이커리계 명품이 따로 없습니다.
SPC 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 판매량은 출시 20일만에 470만개를 돌파했습니다. 하루 평균 25만개씩 팔려나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국 편의점에도 하루에 4개씩만 공급되다 보니 이 빵을 구입하기 위해 물류 트럭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사람들이 포켓몬빵을 사러 갔다가 편의점에서 ‘포켓몬빵 없습니다’라는 안내문만 보고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사실 포켓몬빵 품귀현상을 불러온 핵심 요인은 빵 자체가 아닌 그 안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씰’입니다.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인데 150여종 포켓몬이 랜덤으로 담겨있습니다.
아마 90년대생이라면 1999년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됐을 때 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열심히 빵을 구매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당시에도 빵을 산 뒤 스티커만 갖고 내용물을 버리거나 스티커 종류가 무엇인지 확인하느라 빵을 망가뜨리는 일들이 있었죠.
20년 만의 포켓몬빵 재출시가 어릴 적 추억을 자극했던 걸까요.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 본인이 수집한 스티커를 SNS에 ‘인증’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죠.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도 포켓몬빵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을 8군데나 돌았다며 “제발 더 팔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포켓몬빵 띠부띠부씰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스티커를 판매글과 구매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요. 포켓몬을 종류별로 모아야하다보니 스티커를 교환하자는 글도 종종 눈에 띕니다. 빵 하나 가격이 1500원인데 스티커는 포켓몬 종류별로 그 이상을 웃돕니다. 특히 희귀 포켓몬 ‘뮤’가 그려진 스티커는 4~5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포켓몬빵 열풍에 SPC 삼립 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7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최근 한때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포켓몬빵 열풍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어린이들이 현재 구매력을 갖춘 성인이 된 만큼, 당분간 종류별 스티커를 모으려는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