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날 장 마감 이후, 삼성증권이 ‘10만 전자 목표가가 단지 희망사항이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지금의 주가에 너무 실망하지 말 것을 투자자들에 당부했다.
삼성증권은 이 리포트에서 삼성전자가 ‘10만 전자’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몇가지 설득력있는 이유들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먼저 삼성전자가 거둔 14.1조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이며, 비수기이지만 전분기보다도 더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개선은 절실하지만 우려는 과장됐다”고 보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으려 유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며,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합하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케파를 보유하고 있고, 이는 향후 미국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좋은 품질의 원자재나 신규 장비 소싱에서도 우선권을 유지하며 지속 성장할 것으로 평가했다.
◆1분기 ‘서프라이즈’, 고무적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관련, 스마트폰 GOS이슈, 파운드리 수율 이슈 등 문제가 있었지만 실적 서프라이즈를 냈다는 것은 워낙 반도체 경기가 좋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14.1조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8.5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통신 3.8조원, 가전 0.8조원으로 추정된다. 어려운 시장 상황임에도 실적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리포트에 따르면 먼저, 메모리 반도체는 판매물량이 가이던스를 넘어섰으며, 가격도 소폭하락에 그쳤다. 파운드리도 4nm 수율 이슈 등 논란이 많으나 긍정적인 업황으로 10% 수준(7000억원이익) 마진에 작년 분기 최대 실적과 유사한 실적을 거뒀다.
디스플레이도 애플의 판매 호조와 함께 호실적을 보였으며, 통신 부문은 S22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컷으나 S22 900만대의 판매 영향은 2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은 작년 상반기에 분기 1조원 이익과 대비하면 저조하나 여전히 8000억원 수준의 양호한 순익이 발생했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 침체? "오히려 공급 부족 예상"
반면, 삼성증권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 논란에 대해 시장의 전망이 틀렸다고 보았다. 오히려 공급 부족을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는 가이던스 이상의 판매를 달성했는데, 이는 그만큼 비수기에도 고객이 물량을 더 원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올해 2분기에도 고객의 주문을 반영한다면 10% 중반의 성장을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가 EUV를 본격 도입하면서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았다. 케파를 크게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라인의 장비를 EUV환경으로 전환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지정학적 이슈로 중국 우시 공장에 EUV도입이 안돼고, 마이크론은 EUV를 안쓰고 1b공정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공급측면이 크게 늘어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초격차 흔들? “내년부터 다시 격차 확대”
삼성증권은, 작년부터 마이크론이 메모리 공정전환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는 보도가 많았으며 마이크론이 1a, 1b 공정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초격차의 결과는 마진이고, 삼성전자의 마진이 더 높으며 격차는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현재 D램에서 50% 수준, 낸드에서 30% 수준의 영업이익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D램에서 경쟁사보다 5% 포인트 높고, 낸드에서는 키옥시아, 마이크론보다 10%포인트 수준, SK하이닉스보다는 20%포인트 앞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도 이미 2021년초 기술을 따라잡는 것을 멈추고 제조 생산성을 따라가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이제 앞으로 10년은 EUV의 격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은 이제 기술이 EUV로 진입하는 초기라서 진짜 실력은 내년부터 삼성전자의 경쟁력 확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부터는 삼성전자가 D램에서 격차를 다시 벌리기 시작할 것이란 예측이다.
◆스마트폰 사업? “화웨이 퇴출로 시간 벌었으나 GOS 적극적인 대응 필요”
한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고가는 애플에게, 중저가는 중국산에게 밀려 고전하는 것은 새롭지 않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로 가장 큰 경쟁사인 화웨이가 퇴출된만큼 시간을 벌었으나 최근 GOS 이슈로 시장에서는 실망이 클 것이라고 보았다.
GOS 이슈로 일부 소비자가 소송을 진행하는 만큼 삼성전자 브랜드에 훼손이 있을 수 있으며 회사측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가 잘 버티고 있다는 판단이며, 세트는 제품력과 함께 원가 싸움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은 500달러 이상의 제품 단가로 20% 후반의 영업마진, 삼성전자는 200달러 후반의 단가로 10% 초반의 마진. 중국은 4~5%의 마진을 가져가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삼성의 하듸웨어 플랫폼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인텔 등 파운드리 투자를 크게 확장하고 있는 시장 구도와 관련, 미국은 인텔을 지원하겠지만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생산 케파를 보유하는 업체가 될 수 있으며 '대체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보다 유연하게 기존 관리 중심에서 혁신이 필요한 자원을 인수합병(M&A) 등으로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적극적인 외부 역량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