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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마지막까지 안전할까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 물리학의 핵심 성질인 ‘양자 중첩’과 ‘양자 측정’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사고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상자 안의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양자 중첩)로 존재할 수 있고, 상자를 열어보는(측정하는) 순간 고양이의 생사가 결정된다. 이러한 양자 중첩과 양자 측정은 양자 물리학의 근간이자 양자컴퓨팅, 양자암호통신 등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성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홍성진, 임향택, 이승우 박사팀은 양자 측정에서 완벽한 정보 보존 관계식을 최초로 유도하고 검증했다고 8일 밝혔다. 즉, 양자 기술이 원리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약한 측정의 영역에서도 완벽하게 증명한 셈이다.

정보의 관점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해석하면, 우리는 고양이의 생사 정보를 얻기 위해 상자를 열어보고(양자 측정), 이러한 행위는 본래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던(양자 중첩) 고양이의 상태를 어느 한쪽으로 변화시킨다.

즉, 우리가 ‘고양이는 죽었다’는 정보를 얻는 순간 고양이는 죽어있고, ‘고양이는 살았다’는 정보를 얻는 순간 고양이는 살아있게 된다. 양자 측정의 비가역성 때문에 그 고양이의 생사는 다시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측정을 완전하게 하지 못했다면, 예를 들어 상자를 살짝만 열어서 고양이의 꼬리만 보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것을 양자역학에서는 ‘약한 측정’이라고 부른다. 이런 경우, 우리는 고양이의 생사에 대해서 완전한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측정의 ‘되돌림’을 통해 고양이의 운명을 원래대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보이득과 상태변화, 되돌림의 확률까지 모두 고려한 ‘양자 정보의 보존 관계’를 규명하는 일은 양자 물리학의 난제였으며 양자 기술의 안전성 보장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였다.연구진은 기존에 알려진 ‘정보 이득’과 ‘상태 변화’의 관계식을 확장하여 ‘되돌림’ 확률까지 고려한 정보 보존 관계식을 이론적으로 유도했다.

또, 편광판과 편광자 등의 선형 광학소자를 이용해 ‘약한 측정’과 ‘되돌림 연산’을 구현하고 단일 광자로 구현된 3차원 양자 상태에 적용, ‘정보 이득’, ‘상태 변화’, ‘되돌림’ 간의 정보 보존 관계를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측정 세기의 증가로 양자 상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행위가 양자 상태를 더 많이 변화(교란)시키고, 이로써 약한 측정 이전의 초기 양자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새로운 정보 보존 관계를 최초로 증명한 것이다. 초기 양자상태로 되돌릴 확률이 존재하면 양자 암호통신의 안전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연구의 실험을 주도한 KIST 홍성진, 임향택 박사와 이론을 주도한 이승우 박사는 “양자 상태의 정보는 측정을 통해서도 총량이 늘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양자 기술이 원리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완벽하게 규명한 결과”라며, “양자컴퓨팅, 양자암호통신, 양자전송 등의 최적화 기술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양자컴퓨팅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암호통신집적화 및 전송기술고도화 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 IF : 9.161, JCR(%) : 7.558 %)' 최신호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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