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립토 어벤져스] ‘가보지 않은 길’을 같이 가는 사람들, 코인 거래소의 인재 채용법

박현영
2018년 말 ‘크립토 겨울’을 거치며 유행하던 ‘탈블(脫블록체인, 블록체인 업계에서 탈출한다는 뜻)’은 완전히 옛날 말이 됐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는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이는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가상자산 산업을 움직이는 업계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크립토 어벤져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속 깊은 고민, 그리고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일어난 큰 변화 중 하나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일제히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는 점이다. 특히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대형 거래소들은 인력을 세자릿수 단위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코인원도 그 중 하나다. 코인원은 사옥 이전을 앞뒀던 지난 2월 100여명 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이후 여의도 랜드마크인 파크원으로 사옥을 옮기고, 현재까지도 상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인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함께 커진 건 인사관리의 중요성이다. 코인원처럼 스타트업과 금융사의 성격을 모두 지닌 가상자산 거래소는 더욱 그렇다. 고객 자산 관련 업무는 금융기관 수준으로 하면서, 의사결정 방식은 스타트업다운 수평적 구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인원은 어떻게 인사관리를 하고 있을까?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빌딩에 위치한 코인원 신사옥에서 코인원의 인사 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정지훈 코인원 피플셀 오너(Cell Owner, CO)를 만났다. 코인원은 조직 단위를 직무에 따라 ‘셀(Cell)’로 구성하고, 셀을 리드하는 ‘셀 오너’가 팀장 역할을 맡는 구조다.

◆"특금법 이후 채용 분위기 긍정적으로 바뀌어"
정지훈 코인원 피플셀 오너.
정지훈 코인원 피플셀 오너.
정 CO는 인사팀 업무만 줄곧 담당해온 베테랑 인사담당자다. 카카오와 합병되기 전 다음(Daum)에서 첫 인사 업무를 맡았고, 이후 JTBC에서도 인사를 담당했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토스에서도 역시 인사 업무를 맡았다.

굵직한 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해왔지만 가상자산 시장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고 정 CO는 설명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주가 되는 IT 업종이면서도 고객 자산이 크게 오고 가기 때문에 금융 전문가 역시 많은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직원들이 사용하는 기술 용어, 언어가 남다른 점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특금법이 시행된 이후엔 채용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고 정 CO는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했지만, 정식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이 된 다음부터는 채용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코인원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은 이후 업계 최고 대우로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새로운 시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새로운 시장에 누구보다 먼저 뛰어든 ‘선구자’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정 CO는 강조했다.

그는 “업계 최고 대우를 내세우고 있지만 돈으로만 보상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면서 “가보지 않은 길(가상자산업)을 같이 가는 동료들이 있다는 게 제일 장점”이라고 전했다.

◆개발자 출신 대표의 AMA…코인원의 기업 문화는?

일반 IT기업이든, 핀테크 기업이든 개발자 인력난은 오랜 걸림돌이다. 코인원 역시 개발자를 활발하게 채용해왔지만 여전히 상시채용 중이다. 정 CO는 가상자산 산업의 장점을 소개하며 개발자들의 많은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올해 초 개발자 공개채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다”며 “코인원은 4대 거래소 중 하나고, 여전히 초창기인 가상자산 업종은 누구보다 빠르게 많은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코인원의 경우 차명훈 대표가 개발자 출신인 점도 다른 거래소와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인재들이 지원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들었다. 정 CO는 “코인원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확립돼있다”며 “일례로 최근에 파크원으로 이사하면서 주차지원에 관한 사안을 슬랙 공개 토론방에서 자유롭게 토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지원 같은 복지 제도는 인사팀이 단순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가 자유롭게 토론하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기업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토론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코인원은 한 달에 한 번씩 타운홀 미팅을 개최, 대표가 직원들의 질문에 하나 하나 다 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면접을 진행하는 것도 코인원의 기업 문화 중 하나다.

정 CO는 “셀 오너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조직에서 함께 일할 동료들이 직접 면접에 참석한다. CO를 뽑을 때도 주니어가 면접에 들어간다”며 “입사 후 채용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을 때 면접에 대한 평이 10점 만점에 평균 9점이 나올 정도로 좋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코인원은 유니콘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정 CO는 “가상자산업이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동료들을 믿고 함께 나아갔으면 한다”며 “이러한 코인원의 핵심 가치와 어울리는 인재들을 앞으로도 적극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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