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확장이냐 철수냐…엔데믹 앞두고 새벽배송 딜레마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도 코로나19 계기로 급성장한 건 바로 새벽배송 서비스입니다.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해지면서 신선식품 품질을 유지하며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필수가 됐죠. 새벽배송 시장은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 무려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새벽배송 시장에 먼저 뛰어든 건 마켓컬리와 쿠팡,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정도였습니다. 주로 신선식품 판매 비중이 높은 곳들 위주로 시작됐죠.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잠재성이 큰데 경쟁사가 선점하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가 장보기 서비스 내 SSG닷컴 새벽배송을 시작하고, G마켓과 티몬은 각각 메쉬코리아와 팀프레시와 손잡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컬리는 배송솔루션 자회사 프레시솔루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3자배송(3PL)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마켓컬리 배송은 물론 새벽 신선배송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자 대신 배송해주는 사업까지 본격 진출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 오히려 새벽배송 확장이 아닌 ‘철수’를 선언한 곳도 있습니다.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과 BGF 헬로네이처입니다. 롯데온은 오는 18일부터 2년간 운영해온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바로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슈퍼·롯데마트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1~2시간 내 배송해주는 즉시배송에 집중하겠다는 거죠.
BGF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 종속회사로 편입,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합니다. 헬로네이처가 주력하던 새벽배송 사업을 종료하고 기존 역량들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차별화 상품 개발,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조정한다는 설명입니다.
새벽배송을 자체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워 배송 협력사까지 구하는 판국에 이들은 왜 이런 ‘반대되는’ 결정을 한 걸까요?
이커머스 전반에 퍼져있는 적자구조가 원인입니다. 안그래도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다수가 적자 상태입니다. 새벽배송을 운영하기 위해선 물류 인프라 확충이 필수입니다. 배송차량이나 물류센터엔 신선식품 품질을 유지시킬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더해져야 합니다. 즉 같은 차량과 물류 인프라라 할지라도 신선식품 전용은 비용을 더 많이 투자해야하는 고비용 구조입니다.
가뜩이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큰 비용을 들여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기대만큼 수요가 따라오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서비스 존속 여부를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새벽배송 시장 잠재 성장률이 높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등 먼저 뛰어든 업체들이 선점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엔데믹을 앞두고 사람들의 외부활동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합니다.
새벽배송 주요 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넘어 뷰티·생활용품도 함께 배송해주고 서울 수도권을 넘어 전국 단위 지원을 위해 물류센터 투자를 검토 중이죠. 새벽배송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은 실상 아직까진 아무도 없습니다. 엔데믹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선점하는 기업이 그 승자가 될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 블로그=슬기로운 소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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