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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니다?

이안나

[IT 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한번도 안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그것. 바로 중고거래 앱입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당근마켓’일 것입니다. 현재 당근마켓 누적 가입자 수는 2200만명을 넘어섰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만 1700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을 중고거래 앱으로만 알고 있다면 캐릭터 ‘당근이’가 서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불리길 원합니다. 구글스토어에도 번개장터와 중고나라가 ‘쇼핑’ 카테고리에 담겨있는 것과 달리 당근마켓은 ‘소셜’로 분류돼있죠.

당근마켓은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근거리 생활권, 일명 ‘슬세권’에서 이웃·동네 상점들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지향합니다. 플랫폼 안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되팔거나 나눠줄수도 있고, 저녁마다 함께 운동할 친구를 구할 수도 있죠. 또 상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거나 가게를 홍보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당근마켓은 이런 지역 커뮤니티 활동 사례들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당근마켓을 이용하기 위해선 ‘우리 동네’ 범위를 설정해야 합니다. GPS 인증 위칭서 2~6km 반경 안 이웃끼리 소통·거래할 수 있죠. 모든 거래와 활동들이 비대면으로 넘어가는 시대에 당근마켓에선 이웃끼리 만나 활동하는 장소들은 대부분 오프라인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중고거래 관점에서 보면 당근마켓은 번개장터, 중고나라와 묶이기도 했는데요. 지역 커뮤니티 역할로 보면 네이버 카페와도 성격이 겹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카페도 이웃 소식을 나누거나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탭을 만들었거든요.

당근마켓이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것이 바로 간편송금·결제서비스 ‘당근페이’입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한 후 지난 2월 전국 서비스로 확장했죠. 당장 수익보다는 연결을 통한 가치실현과 이용자 경험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번개장터 번개페이나 중고나라 중고페이가 그들 수익모델 중 하나인 것과 달리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시 수수료를 무료로 설정했습니다.

중고거래 시 안전결제도 가능하지만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당근채팅에서 ‘모바일 선물하기’를 비롯해 동네장보기 등 로컬커머스, 청소연구소 등 생활 밀착형 제휴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오프라인 지역 상점에서 당근페이로 결제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간편 결제서비스로 지역생활을 보다 끈끈하게 만들 수 있음은 물론 사용자 데이터를 모을 수도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약 5년간 총 2270억원 투자를 받으며 3조원이라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흑자를 낸 적이 없죠. 우선은 당근페이 흥행이 중요해보입니다. 당근마켓이 이러한 데이터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상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이안나 기자 블로그=슬기로운 소비생활]
이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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