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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새 총수에 김정주 배우자…전문경영인 체제는 그대로 [IT클로즈업]

왕진화
-공정위, 넥슨 동일인 변경…김정주→유정현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 전문경영인 체제 지속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넥슨 새 총수가 유정현 엔엑스씨 감사로 변경됐다. 김정주 창업주(엔엑스씨 이사) 별세로 인해 그 다음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그의 배우자로 지정된 것이다.

그간 넥슨에게는 김 이사 보유 지분 매각설부터 유정현 감사 경영 참여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잇따랐다. 다만 총수가 변경됐더라도 당분간 넥슨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엑스씨 전문경영인 체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2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하며, 넥슨컴퍼니 동일인으로 고(故) 김정주 창업자 아내인 유정현 엔엑스씨(NXC) 감사가 지정됐다고 27일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슨 지배구조 큰 줄기는 김정주 이사(창업자)→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 등으로 이어진다.

엔엑스씨 지분은 김 이사 67.49%, 배우자 29.43%, 자녀 두 명이 각각 0.68%를 보유하고 있다. 친족 보유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은 98.28%다. 또한 가족 소유 계열회사인 와이즈키즈도 엔엑스씨 지분 1.72%를 가지고 있다. 즉, 엔엑스씨 지분을 김 이사 및 친족이 100%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엔엑스씨는 미국 등 각 해외 지역에 포진한 글로벌 투자 자회사 NXMH(100%), 투자·금융거래 플랫폼 아퀴즈(10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유모차 회사 스토케는 NXMH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게임 부문 관련 넥슨재팬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도 NXC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생전 김 이사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경영권을 가족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러한 가운데 넥슨 공정자산총액은 11조2610억원으로, 총자산 규모 10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한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기업은 총 47개다. 넥슨의 부채 비율은 15.2%로 이 집단 가운데 가장 낮다. 넥슨 소속회사 수는 넥슨코리아, 엔미디어플랫폼 등 총 18개다. 김 이사 공백으로 인해 공정위 동일인 지정에 이목이 쏠렸었다.

공정위는 유정현 감사가 ▲넥슨 최상위 기업 엔엑스씨 최대 출자자(29.43%)인 점 ▲자녀 지분까지 합치면 30.79% 수준인 점 ▲창립 초부터 경영에 관여해온 점 등을 고려해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동일인을 변경했다.

그러나 우선 당장 넥슨 및 엔엑스씨 기존 사업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NXC는 지난해 7월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을 선언한 바 있다.

엔엑스씨는 이재교 엔엑스씨 전 브랜드홍보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맞았다. 다국적 투자은행 출신 알렉스 이오실레비치(Alex Iosilevich)를 글로벌 투자총괄 사장(CIO)으로 영입했다. 넥슨재팬과 넥슨코리아 경영 또한 당분간 이사회 및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계 또한 엔엑스씨 기존 체제였던 전문경영인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4일 한 매체에서는 유 감사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설을 제기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넥슨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이를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유 감사가 이번 일을 계기로 넥슨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유 감사는 초기 넥슨 경영지원본부장과 넥슨네트웍스 대표를 맡으며 직접 경영일선에 나선 적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설일 뿐이다.

다만 김 이사는 미래 신사업 관련 굵직한 투자나 청사진 제시 과정에선 활발한 모습을 보여온 인물이다. NXC가 전문 경영인 체제였기에 지금 당장은 넥슨이 급격한 변화까진 겪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넥슨의 시간이 흐를수록 김 이사의 공백도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김 이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별세했다. 김 이사는 1994년 12월 넥슨을 창업하면서 대표 게임인 ‘바람의나라’를 개발했다. 이후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등 다양한 게임을 성공시켰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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