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 의식했나…현대차·기아, '국내 전기차'에 21조원 투자 계획 발표
[디지털데일리 변재영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양사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18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까지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점상, 이날 현대차그룹의 발표는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깜짝 발표의 성격의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맞춰,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현대차 노조가 전날 소식지를 통해 단협 위반이라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해외 공장 신·증설은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때문에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쳐야하지만 이번 미국 공장 설립 추진은 사전 노조와 협의가 없어 단협 위반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노조는 현대차가 지난해 친환경차 32만8000대를 생산했고, 올해 44만대, 2030년까지 187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원 고용 유지 방안과 국내 공장 투자 계획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한 현대차·기아의 국내 144만대 연간 생산 목표는 2030년 글로벌 전체 생산량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총 생산량을 323만대로 잡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 이상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며, 올해는 '아이오닉 6', 2024년에는 '아이오닉 7' 등 주력 기종을 중심으로 시장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함께 기아도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하며,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 생산 혁신과 최적화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또 생산비 최적화를 위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와 함께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기차 관련 광범위한 전략제휴도 모색해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영역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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