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찍먹] 디아블로 이모탈, 이름 프리미엄은 여기까지

왕진화
님폰없 밈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PC 플레이가 훨씬 낫다.
님폰없 밈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PC 플레이가 훨씬 낫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간혹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오랜만에 끝까지 정주행한 뒤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대사가 있다. “시즌2(속편) 안 나오나…?”

진짜 속편이 나오게 되면 기대감은 갈수록 높아지다가, 막상 전파를 타면 아쉽기만 할 때가 있다. 속편이 원작을 잘 이어가거나 뛰어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 ‘디아블로 이모탈’이 그렇다. 이 게임이 처음으로 거론된 건 지난 2018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연례 행사인 블리즈컨이었다. 그래서일까? 차라리 그때나 그 이듬해 나왔으면 납득이 됐을 것들이, 하필 지금 나와서 혹평을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모바일 플레이 화면.
모바일 플레이 화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스토리를 갖췄다. 디아블로2 마지막 부분에서 ‘티리엘’은 ‘바알’로 인해 타락한 세계석을 부순다. 타락한 세계석 파편들은 성역 곳곳에 흩어져 혼돈을 일으킨다. 이용자는 이 부분부터 디아블로 이모탈에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첫 시작은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직업은 야만용사, 성전사, 악마사냥꾼, 수도사, 강령술사, 마법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버전에서 직업 변경 기능은 없다. 다만 곧 출시 후 적용될 예정이며 무료다. 직업 변경에는 쿨타임이 있다고 전해진다.

직업을 선택하고 난 뒤 왼쪽 퀘스트 박스를 누르면 맵에 발자국 지시선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를 따라서 마우스 혹은 스크린 터치를 하며 캐릭터를 일일이 이동하는 방식으로 메인 퀘스트를 깰 수 있다. ‘찍먹’ 수준으로 이야기하건대, 여유롭게 2시간 정도를 메인 퀘스트 위주로 플레이 하니 레벨 23까지 무난하게 올라갔다.

레벨업 정체 구간을 만났을 경우 ‘태고 균열’ ‘현상금 사냥’ ‘미친 왕의 틈’ ‘도전 균열’ ‘잊힌 탑’ 등을 플레이하며 배틀 패스 포인트를 모으길 제안한다. 이 포인트들로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보다는 핵앤슬래시 장르 면모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파티를 꼭 맺어 움직이면 빠르게 처치도 가능하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특유의 긴장감을 못 느껴 잠이 올 수도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PC 및 모바일 등 각 플랫폼 간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하다. 모바일은 PC처럼 수동 전투가 중심이 된다. PC는 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없고, 오픈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다. 위 영상들은 모바일로 녹화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은 PC 플레이로 즐길 때 더 실감났다. 분명 모바일을 위주로 출시된 것으로 아는데, 역시 특기는 숨길 수 없었던 듯 하다.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영어 버전에선 Skill not ready로 대사가 뜬다)이 도입되면서 전반적으로 전투 템포가 느려진 모습이다. 해외에서도 이를 답답해 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았다.

지루해질 때쯤, 디아블로 이모탈이 MMO 액션 RPG 장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눈여겨 보자. 디아블로 이모탈은 1대30으로 최고를 가리는 ‘투쟁의 굴레’부터 ‘전장’ 등 여러 이용자 간 결투(PvP) 콘텐츠를 갖췄다. 혼자만 강해지고 만족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게임 제목이기도 한 ‘불멸자(Immortal)’와 이를 견제하는 ‘그림자단’ 대립을 담은 진영 대 진영(RvR) 엔드 콘텐츠에 흥행 성공 여부가 달린 셈이다. RvR은 시즌 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캐릭터 스펙을 올리는 데에는 전설 보석이 키포인트다. 앞서 언급했던 균열 등에서 한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배틀 패스 보상이나, 가챠 등 유료 재화로 얻을 수도 있다. 여기서 파밍 재미가 두드러진다. 전설 보석은 평점을 올려주고, 장착한 장비의 기본 능력치를 큰 폭으로 상승시켜 준다. 초반엔 전설 보석 6개를 빠르게 얻는 것이 꽤 중요하다.

다만 5성 내지는 원하는 보석을 얻는 데 그만큼 많은 시간 혹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전설 문장’을 균열 던전에 넣어 ‘전설 보석’을 확정으로 얻어야 하는 식이다. 소과금 이용자에게는 전설 문장을 한달에 총 7개 증정하는 ‘풍요의 은총’ 구매가 그나마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과금 이용자라면, 균열 던전에 희귀 문장을 써서 전설 보석 드롭 확률인 1%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꽤 부담스럽다.

전설 보석이 과금모델(BM)인 가운데 블리자드의 페이 투 윈(Pay-to-Win)이 국내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가져올진 의문이다. ‘디아블로’ 이 자체를 빼면 다른 모바일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타깃을 썰어버리는 느낌도, 디아블로 스토리 최대 몰입감도 이 게임엔 없었기에 차별성을 주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 계속해서 필요해 보인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