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마냥 웃지 못하는 곳이 있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온 이커머스 업계는 온라인 수요 둔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가 떠올랐다. 위기 타파를 위해 업계 1위 네이버쇼핑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신사업 동력에 힘주며 점유율 확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외 전반으로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함께 갖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를 제외한 온라인 업체들은 장기적 일상회복 흐름에 따라 리오프닝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흐름은 해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전쟁 장기화 등 거시적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리오프닝에 대한 영향으로 쿠팡을 포함한 위시(Wish), 미스프레쉬(Missfresh) 등 2020년 이후 미국 상장 이커머스 기업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75% 하락했다. 이커머스 글로벌 1위 업체인 아마존도 지난 1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7.3%에 불과하며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엔 이보다 더 낮은 3~7%로 전망된다.
이에 아마존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CNBC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아마존 정기 주주총회에서 “아마존 수익성이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유휴 물류창고를 줄이기 위해 창고 건축 작업을 연기하거나, 임차 계약 갱신 중단 등 자구책을 내세우기도 했다.
거래액을 늘리며 외형 성장에 집중하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숨고르기 하는 모습이다. 특히 온라인 성장 둔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과제가 급선무로 꼽힌다. SSG닷컴은 지난해 22% 성장한 5조원 규모 거래액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 적자 1079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쿠팡 역시 누적 적자 6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컬리도 수익성 증명 과제가 추가로 얹어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국내 온라인 시장은 고침투 시장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어 추가 성장 동력 확보가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필요하다”며 “고평가를 받으려면 이커머스를 넘어서는 사업 모델 구축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경험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리오프닝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이중 네이버쇼핑은 IT기술을 앞세워 점유율 확장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오프라인 판매자들의 온라인 지원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다수 구축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판매자 풀과 성장 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리오프닝 분위기가 시작된 올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2년 전 대비 81% 증가했고, 스토어 당 거래액은 25%, 상품 수는 136% 늘었다. 외형성장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구매자 수 23%, 객단가 지표 44%로 증가하는 등 구매자 활동성도 높아졌다.
네이버 측은 “팬데믹 기간 스마트스토어는 규모의 성장을 이뤘고, 그 사이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기술 지원에 힘입어 개별 스마트스토어 매출 수준 향상, 객단가 증가 등 구매자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며 “SME 사업 활동성은 오히려 더 활발해져 온라인 비즈니스의 질적 성장이 동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적자폭을 키우고 거래액을 늘리는 대다수 기업들과 달리, 네이버는 기술·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분석이다. 특히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다양한 상품 데이터베이스(DB)와 높은 트래픽을 기반으로 향후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네이버는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 같은 버티컬 커머스 확대에 이어 개인화 추천기술 ‘AiTEMS(에이아이템즈)’를 활용한 상품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차별화된 신사업 동력을 이끌고 있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 커머스가 서치플랫폼과 핀테크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경쟁업차들과 다른 경쟁력과 실적 안정성을 확보해, 둔화된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 확장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