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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글 ‘인앱결제’ 횡포에도 용기 낸 카카오, 이제는 방통위 차례

최민지
-우려가 현실로…구글,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 거부
-심사 거절 주요 이유, 아웃링크 웹결제 정책 위반
-카카오, 다음 검색 통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 다운로드 안내
-방통위, 실태점검→사실조사로 넘어갈까? “내용 확인 중”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거대 앱마켓 사업자 구글의 인앱결제(앱 내 결제) 강제에도 카카오가 ‘용기’를 냈다. 결과는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 거부로 돌아왔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제 시선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 쏠린다. 앱마켓 실태점검 중인 방통위는 칼을 언제쯤 꺼낼 것인가.

5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앱은 구글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신 버전 심사를 거절 당했다. 카카오톡은 앱을 업데이트했으나, 구글플레이 이용자는 최신 버전 앱을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구글이 앱 심사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주된 이유는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다. 카카오는 지난 5월말 업데이트를 통해 웹결제 링크를 추가했다.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방통위는 구글과 카카오 양측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업데이트를 금지한 이유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에 위반되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전혜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 때문에 업데이트를 금지한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법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살펴보겠다. 특정 결제방식을 제한했다고 보려면,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강제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준수한다면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웹결제 아웃링크를 전면 금지했다. 대신 수수료 최대 26%를 지불해야 하는 외부결제를 내놓았다. 외부결제를 도입했으니 국내법을 지켰다는 것이다. 구글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앱 업데이트를 금지하고 나아가 구글플레이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

이에 카카오 또한 인앱결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최대 30%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인앱결제 도입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 가격은 기존 월 4900원에서 월 5700원으로 변경됐다. 동시에, 카카오는 “웹에서는 월 3900원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고 앱 내에서 안내했다. 기존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도 연결했다.

소비자가 구독상품을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이는 구글이 허용하지 않는 행동이기도 했다. 그 어떤 앱 개발사도 이같은 구글 정책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치보는 상황에서, 카카오만이 유일하게 ‘용기’를 낸 것이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카카오는 구글로부터 앱 심사 거절 메일을 받아야만 했다. 카카오가 구글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고, 웹결제 아웃링크 사항을 어겼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글 행위가 인앱결제강제방지법 위반 사례에 속할 수 있느냐다. 현재 방통위는 구글, 애플 등 앱마켓사 대상으로 인앱결제강제금지법 관련 실태점검 중이다. 방통위는 “단 한 건이라도 위법사실을 확인한다면, 심의의결 후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출판문화협회 신고건 외에는 현재까지 추가 신고가 없다. 실제 피해가 입증돼야 사실조사로 조속히 전환될 수 있지만, 구글 영향력에 사업자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앱 심사 거절이라는 실제 피해를 받았다. 카카오가 구글 정책보다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 안내를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방통위는 법적 위반 여부를 따질 수 있는 중요한 사례 하나를 얻게 된 셈이다.

이번 건이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면, 방통위는 구글을 대상으로 사실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사실조사 이후에는 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과징금 등 제재를 받게 된다.

한편, 이용자는 구글플레이 대신 다음(Daum)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결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앱결제 외 다른 결제 방법을 함께 안내하는 현재 방법을 당분간 유지하고자 한다”며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다음 검색을 통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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