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까진 '활짝'…연매출 100조원 가능성은?

김도현
- 하반기 메모리 시장 침체 우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상반기까지 순항했다. 1~2분기에만 매출 55조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페이스다.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로만 100조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은 메모리 수요 감소를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8조5000억원, 9조98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6% 전년동기대비 2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44% 올랐다.

숫자가 말해주듯 2분기 성적은 좋았다. DS 부문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찍었다. 메모리사업부 매출만 한정해도 21조800억원으로 전기대비 5% 전년동기대비 18% 늘었다.

하지만 호성적에도 마냥 웃지는 못했다. 2분기부터 메모리 시장 위축이 감지된 탓이다. 이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2분기 서버 수요는 견조했으나 거시경제(매크로) 이슈 영향 확대로 모바일 등 소비자용 제품이 약세를 보였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가이던스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및 낸드 비트그로스는 각각 한자릿수 중반 상승, 한자릿수 후반 하락이다.

소비자용 제품 부진은 대외적 환경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부사장은 “중국 락다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가 불안정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서버 제품 판매가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친 이유다. 아울러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기보유 재고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재확산, 전쟁 장기화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에 따라 즉각 대응하기 위해 수요 전망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현재로서는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다각도로 여러 부분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적절한 인프라 투자, 선단 기술 투자 지속 등 원칙은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신 단기 시설투자 계획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관건은 시스템반도체다. 시스템LSI 및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사업부가 상승세를 타면 반도체 연매출 100조원 달성이 무리한 목표는 아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피재걸 부사장은 “2분기는 지정학 이슈, 고물가 등 비우호적인 경쟁 환경에서 주요 제품이 부진했다”면서도 “대량판매(볼륨존) 시스템온칩(So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공급 확대와 환영향으로 전기대비 실적이 늘었다”고 이야기했다. 세계 최초 2억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개시, 차량용 SoC 미주 고객 수주 등도 플러스 요인이다.

하반기는 삼성전자 등 모바일 신제품이 출시하는 만큼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입는(웨어러블) 기기, PC용 모뎀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스마트폰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파운드리 분야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첨단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 등으로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다. 장기적으로는 자체적인 미래 투자 재원 마련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 선단 공정 수요가 탄탄했고 성숙 공정은 더욱 안정화했다”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세대 공정, 선단 오토 공정 등을 준비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평택 P3 파운드리 라인, 미국 테일러 공장이 각각 2023년과 2024년 가동에 돌입하면 생산능력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 부사장은 “중장기적 시장과 글로벌 거래선 수요, 경제성 및 수익성 등 여러 요소를 분석해 지속 투자할 것”이라며 “모바일 응용처에서 복수의 대형사를 이미 확보하기도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