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종합]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제외 '역성장'…하반기 우려 확산

김도현
- DS 부문 선전 속 역대 2번째 분기 매출
- 글로벌 인플레이션 직격탄…완제품 수익 감소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메모리 등 반도체 수요가 호성적을 견인했으나 다른 사업부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고전했다. 하반기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등이 출시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28일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0.7% 하락 전년동기대비 21.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0.17% 감소 전년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 등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2분기 기준 최대 및 역대 2번째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호실적은 반도체를 개발 및 생산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이끌었다. 이 기간 DS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조5000억원, 9조9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대비 18%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2분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 수요가 견조했다. 시장 맞춤형 판매 전략을 바탕으로 예상 대비 양호한 판가도 유지했다. 달러 강세 등도 더해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거시경제(매크로) 이슈 영향 확대로 모바일 등 소비자용 제품이 약세였다. 고부가 및 고용량 제품 비중이 늘었음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가이던스를 하회했다.

시스템LSI사업부도 같은 맥락에서 주요 제품 판매가 부진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피재걸 부사장은 “2분기는 지정학 이슈 및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대신 대량판매(볼륨존) 시스템온칩(SoC)과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공급 확대로 실적 하락은 피했다. 2억화소 이미지센서 공급을 본격화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첨단공정 수요 지속 및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이 맞물리면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가격 현실화 및 비용 개선 등으로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대폭 성장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 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이다. 지난 2분기 매출 44조4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전기(4조5600억원) 및 전년동기(4조3400억원)대비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고려해도 부진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네트워크 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 모두 이익이 줄었다. 고금리 및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을 제외한 주요 제품군 판매가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김성구 상무는 “MX 사업은 시장침체 영향을 받았다. 물류비 인상 등 원가 부담이 증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김영무 상무는 “소비심리 악화,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이야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방산업 악화 영향을 받았으나 선제적인 사업 구조 전환으로 선방했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7100억원, 1조6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2.00% 늘고 0.22%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부사장은 “스마트폰 비수기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패널 공급량은 감소했으나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여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적자가 이어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지난달부로 종료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했다.

결과적으로 DS 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부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하반기도 시장 상황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파는 반도체까지 덮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부사장은 “서버 수요는 매크로 이슈와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일부 집적회로(IC) 부품 공급 제한, 경기침체 등으로 메모리 재고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 시장은 하반기도 수요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사업부도 동일한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 파운드리 산업의 경우 슈퍼사이클이 끝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믿을 구석은 완제품 일부다. TV 시장 성수기 진입 및 스포츠 이벤트, 4세대 폴더블폰 출시 등이 하반기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 판매 목표를 150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다. 전작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갤럭시S 및 노트 시리즈 대비 고가 제품인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폴더블 패널을 제공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기대감이 크다.

김성구 상무는 “플래그십 제품 확대로 매출 및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노린다. (폴더블폰 신작이) 기존 노트 시리즈 판매량에 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분기 시설투자는 12조3000억원이 집행됐다. DS 부문 10조9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8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는 평택 P3 인프라 투자와 화성 평택 시안 등 증설 및 공정전환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파운드리는 5nm 이하 첨단공정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하반기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반도체 투자 규모 및 일정이 기존 계획보다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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