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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KB 혈맹] “천군만마 얻었다” 기업가치 올리고(티맵) KB페이 넓히고(국민銀)

최민지
-KB국민銀 2000억원 투자, 모빌리티-금융 초협력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티맵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에 이어 국내 1위 금융사 ‘KB국민은행’을 우군으로 삼았다. 이에 티맵모빌리티 기업가치는 2조원을 넘었다. 분사 1년여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22일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사진>는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국민은행 대규모 투자유치건을 공개했다. KB국민은행은 2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티맵모빌리티 지분 8.3%를 보유한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전략적 투자자 중에서는 1대 주주다.

이날 이종호 대표는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에 국내 1위 금융사인 KB국민은행을 전략적 파트너로 맞게 된 것은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결제 서비스 연동” 티맵 대리‧킥보드‧렌터카에 ‘KB페이’ 붙일 수도=
천군만마는 티맵모빌리티뿐 아니라 KB금융그룹에게도 마찬가지다.

티맵모빌리티는 단순히 KB국민은행과 지분 협력을 맺은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했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 캐피탈, 카드 등 KB금융 전반의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결제도 그 중 하나다.

이날 티맵모빌리티는 KB금융그룹과 모빌리티 보험, 중고차뿐 아니라 ‘결제’에 있어서도 사업 협력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로 포인트와 결제 서비스 등을 티맵과 연동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티맵모빌리티 다양한 서비스에 ‘KB페이’를 적용한다면 KB금융 입장에서 밑질 것 없는 장사다. 티맵모빌리티는 대리운전부터 전기차 충전, 주차, 킥보드, 렌터카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협업 사례를 비춰 봤을 때, KB 측은 티맵모빌리티 사업에 KB페이 전면 적용을 기대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은행뿐 아니라 KB금융 전반으로 협업 범위를 넓힌다고 밝힌 만큼, 간편결제 ‘페이’ 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는 ‘SK페이’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절충점은 필요하다.

◆티맵모빌리티 설립 1년여만에 기업가치 2조원 넘어=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 투자 유치 과정에서 두 배 이상 기업가치를 높인 것만으로도 성과를 얻었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 분사 당시 1조원으로 평가됐지만,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조20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국내외 사모펀드로부터 4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누적 투자액은 660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KB은행 투자를 계기로 2020년 12월 분사 시점(1조원과)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최근 어려운 금융시장 상황에도 이러한 가치를 평가받은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제 티맵모빌리티는 KB금융그룹과 모빌리티와 금융 간 결합을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넓히는 한편,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등 수익성을 증대해야 한다.

KB국민은행 자산과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신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KB국민은행 오프라인 지점을 주차‧대리‧충전을 위한 거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 양사 이용자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 유치도 가능하다. 티맵 1360만 이용자와 KB국민은행 950만 고객 중 비중복 사용자 비중은 57.7%에 달한다.

아울러, 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상생’ 정책도 펼칠 수 있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티맵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맞춤형 보험‧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 거래 대신 티맵 플랫폼 활동 이력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신용점수가 낮더라도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대리‧발렛‧탁송 통합보험을 통해 실질적인 비용 절감도 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KB은행 사업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모빌리티 플랫폼 시대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UAM 등 혁신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해 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SK스퀘어 투자 네트워크 역량 속 ‘원팀’ 전략 주효=
이번 투자 뒤에는 SK스퀘어가 있었다. SK스퀘어 ‘볼트온 투자’ 성공사례로 꼽힌다. 볼트온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큰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협업하는 전략이다. SK스퀘어는 티맵모빌리티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 대표는 “SK스퀘어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투자 노하우와 전문 인력 노력이 더해져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며 “SK스퀘어와의 원팀 전략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재승 SK스퀘어 MD는 이종호 대표와 함께 SK텔레콤 분사 때부터 티맵모빌리티 전략적 투자를 함께해 온 인물이다. 송재승 MD는 티맵모빌리티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SK스퀘어는 분할 전 SK텔레콤 때부터 우버 출범부터 분사, 지난해 국내외 사모펀드로부터 4000억원 투자 등을 전담했다. 올해 공항버스부터 로지소프트 인수, KB국민은행 전략적 투자에 이르기까지 주요 계약에 혁혁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융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기고 있는 만큼, SK스퀘어가 투자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과, KT는 신한금융지주와 각 4000억원대 지분을 맞교환하기도 했다.

송재승 MD는 “주주사로서 모빌리티 가치 제고를 위해 성장동력, 사업적 파트너십 확대에 함께 협력하면서 이끌겠다”며 “다만, 기업공개(IPO)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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