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이동통신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본격 출시한 가운데 알뜰폰 업계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5G 중간요금제의 알뜰폰 도매제공을 시사하면서다. 5만원 후반대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서도 출시될 경우 더 저렴한 가격 경쟁력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9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에 5G 중간요금제를 도매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의무 도매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의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도매제공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사 망을 임대해 쓰는 특성상 의무 도매제공 사업자가 제공하는 요금제를 기반으로 요금을 설계한다. 현재 알뜰폰 5G 요금제는 12GB 이하 요금제와 100GB 이상 요금제로 양분돼 있다. 통신사들의 경우 최근 24~31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알뜰폰은 아직 이를 도매제공받지 못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9일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신고를 수리하면서 “알뜰폰 사업자에 소량·중량 구간(8GB·24GB)을 도매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같은날 관련 브리핑에서 “시기를 특정하긴 어려우나 전산개발 시간을 당겨 조속한 시일 내 알뜰폰에 도매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5G 중간요금제의 알뜰폰 도매제공을 언급한 이유는 공정경쟁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중심의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될 경우 그동안 중저가 LTE 요금제를 기반으로 해온 알뜰폰 사업자들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업계는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인한 기존 LTE 가입자 이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하지만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서도 출시된다면 보다 저렴한 요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홍진배 실장은 도매대가 수준에 대해 “(SK텔레콤) 5G 온라인 요금제의 30% 할인된 수준의 가격으로 도매제공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5G 온라인 요금제 가격은 4만2000원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뜰폰 시장은 LTE 요금제를 중심으로 해왔기 때문에 5G 중간요금제가 나왔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알뜰폰에서 기존 LTE 가입자가 5G 중간요금제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5G 중간요금제 알뜰폰 도매제공이 오는 11월로 예상되고 있는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 발표 시점과 맞물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속한 도매제공을 약속했지만 통상 SK텔레콤과 협상을 치러야 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포함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준비 중이어서 거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