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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심상용화①] 투넘버와 어떻게 다를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오늘(1일)부터 스마트폰에서 e심(eSIM·embeded SIM)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용자 측면에서 e심 상용화로 가장 달라지는 부분은 ‘듀얼심 모드’다. 휴대전화 한 대에서 전화번호 두 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심(USIM)과 함께 e심을 추가로 활성화하면 이용자는 용도에 따라 번호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신3사가 기존에 제공하던 투넘버 서비스와 e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 e심=프로파일 없는 유심…12월까지 다운로드 비용 ‘면제’

유심은 가입자의 순수한 정보가 담긴 하드웨어 장치다. 이용자가 요금제를 가입한 사업자의 식별번호(HPLMN)나 가입한 통신사의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키(Long Term Key) 등이 여기에 담긴다. 이에 단말기에서 유심을 제거하는 경우 통신은 제한된다. 최근에는 그 역할이 확대되어 티머니 등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때 필요한 인증값 역시 저장한다.


e심은 프로파일이 설치되지 않은 유심을 의미한다. 프로파일이란 앞서 언급한, Long Term Key·HPLMN 등의 데이터를 말한다. 이용자가 향후 프로파일을 내려받으면 유심과 동일한 기능을 하게 된다.

유심과 같이 e심도 하드웨어 형태다. 다만 e심은 단말기에 이미 탑재되어 출시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말은 즉, 제조단계에서 단말에 e심이 탑재되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선 애플의 아이폰XS시리즈·아이폰11시리즈·아이폰12시리즈·아이폰13시리즈와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에만 e심이 탑재됐다.

프로파일은 가입을 원하는 통신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요금제에 가입한 뒤 문자나 이메일로 받은 QR코드에 접속해 내려받을 수 있다. 개통을 위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방문하거나, 유심이 배송되기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e심의 경우 단말을 변경할 때마다 프로파일 다운로드 수수료가 발생한다.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으로, 오는 12월까지 통신3사는 e심 최초 개통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프로모션을 시행한다.

유심의 경우 1회 구매 비용이 7700원~8800원으로, e심과 비교해 비싸다. 하지만 한번 구매하고 나면 통신사를 바꾸기 전까지 별도의 비용 지출이 없다. 단말을 교체할 땐 수납공간(슬롯)에 유심을 옮겨 끼우면 된다.

◆ 폰 1대에서 번호 2개…자유로운 요금제 구성 가능

e심 상용화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휴대전화 한 대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 모드’다. 특히 업무용과 개인용폰을 분리해 사용하던 이용자가 체감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두 대의 폰을 구매할 필요없이 한 대로 2개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자유로운 요금제 구성도 가능해진다. 유심과 e심에서 각각 서로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도 있다. 메인회선은 SK텔레콤, 보조회선은 KT 요금제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회선의 경우 알뜰폰 요금제로 가입해 통신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메인회선은 데이터만, 보조회선은 음성·문자만 사용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도 있다. 다만 e심 가입 시 유심과 꼭 같은 명의를 사용해야 한다.

◆ 통화, 문자 송·수신 편리해져…보조회선 인증도 가능


사실 이용자가 두 개의 번호를 만드는 것은 이전에도 가능했다. SK텔레콤은 ‘넘버플러스’, KT는 ‘투넘버플러스’, LG유플러스는 ‘듀얼넘버’ 등 부가서비스의 형태로 투넘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가격은 월 3000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e심을 통해 2회선 개통을 하는 경우, 이용자가 기존 투넘버 서비스에서 겪었던 불편함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통화와 문자의 송·수신이 편리하다. 기존 투넘버 서비스의 경우 보조 회선으로 통화와 문자를 이용하려면 상대방 번호 앞에 #,* 등 특수문자를 입력해야 했다.

보조회선 인증도 가능해진다. 투넘버 서비스의 경우 보조회선으로 SMS 개인인증은 가능하나, PASS 앱 본인인증은 불가능했다. 투넘버 서비스는 회선이 아닌, 가상의 번호를 추가로 받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메인회선과 보조회선에서 각각 서로 다른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투넘버 서비스는 같은 통신사에서 1개의 요금제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해야 했다면, e심을 통해 2회선을 개통하는 경우 여러 요금제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듀얼심 모드로 사용함에 앞서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듀얼심을 사용하더라도 카카오톡 등 번호 기반의 메신저 앱은 하나만 설치할 수 있다. 갤럭시의 경우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해 서로 다른 번호로 2개의 카카오톡 사용이 가능하다.

또 공시지원금은 유심 또는 e심 하나의 번호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되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택약정 할인은 두 번호 모두 받을 수 있다. 유무선 결합할인도 받을 수 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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