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블록체인] 지난주 주목해야 했던 업계 이슈 3가지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지난주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카카오톡 먹통사태였는데요. 카카오와 블록체인이 무슨 연관이 있냐고요? 카카오가 만든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연관성 때문인데요. 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이 가능했던 업비트 역시 이번 장애 사태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차질을 빚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도 이번 주간블록체인에서 빠질 수 없겠습니다. 빗썸 관계사 주가 하락이 컸기 때문인데요.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는 지난 11일 일제히 하한가를 쳤습니다. 검찰이 경영진 횡령 혐의와 관련해 세 회사를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인데요. 세 회사 주가는 이후에도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쌍방울그룹도 언급해야겠는데요.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는 시간에 갑자기 뜬금없는 그룹이 나와서 놀라셨다고요? 쌍방울그룹은 최근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언론에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어 주가 시세조작과 자금세탁을 위한 가상자산거래소 설립 의혹으로도 질타받고 있는데요.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업비트에까지 번진 카카오톡 먹통사태, 투자 피해 책임은 누가질까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까지 불똥이 튀었죠. 카카오톡으로 로그인이 가능했던 업비트 역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었죠.
이로인해 제대로 거래를 못한 이용자를 중심으로 피해 보상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습니다. 업비트 홈페이지에는 "현재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카카오 서비스 정상화 확인 시 본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드리도록 하겠다"라고 게시한 상태입니다. 거래소 측에서 밝힌 피해 범위는 카카오페이 인증 수신과 상담톡 등 카카오 관련 서비스 이용 등입니다.
당장 업비트는 카카오 인증 대신 네이버 인증 등을 통해 로그인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이미 카카오 로그인만 이용해 제때 거래를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용자를 중심으로 볼멘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번 피해 보상이 업비트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져야 할 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의 경우 해당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피해보상이 이뤄지는데요. 투자자들이 투자하거나 투자를 철회하려는 종목의 시의성을 인정해 투자 손실 최소화나 이익 극대화를 방해했다는 판단에서겠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체적인 전산 장애로 인한 범위에서 유효한데요. 이마저도 피해를 입증하는 구조가 까다로워 충분한 보상이 아니라는 투자자 불만이 존재했던 상황입니다.
예컨대, 미래 자산가치를 예측해 투자하는 기법인 선물 트레이딩의 경우 미래 권리를 두고 거래를 하는 만큼, 증거금 납부를 해야하는데요. 선물거래에서 담보로 쓰이는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증권사가 증거금을 추가로 내라는 고지가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너의 담보가 가치를 잃었으니, 미래에 너가 거래하기로 약속한 자산, 원유나 금 등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고 싶으면 담보를 더 가져와라'하는 의미입니다. 선물 거래는 만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날짜가 중요한데요. 증거금 납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강제 청산을 당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일단 당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향후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했던 투자자 입장에서 원하지 않았던 강제 청산은 뼈아픈 결과일 수 있겠죠.
이 때 만일 증거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등 개인적 사유가 아니라, 거래시 사용했던 증권사 HTS나 MTS에 오류가 있어 증거금 납부 등이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이 있었다면 손실보상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폭락했을 때, 증권사 HTS에서 마이너스 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반대매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금손실에 더해 빚까지 짊어지게 된 사태가 있었습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마진콜, 그러니깐,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했지만 증거금 납부가 되지 않았을 경우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진콜을 요구받았지만, 정해진 시간까지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해 실제로 미결제약정을 대상으로 강제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캐시콜까지 사태가 번지면서 투자자들은 빚까지 짊어지게 됐었는데요. 이런 경우에도 투자 손실에 대한 보상 기준에 대한 논란이 존재했는데요.
이번 업비트의 경우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업비트의 자체적인 전산장애가 아니고, 책임소재와 피해보상 범위 산정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 커서인데요. 유효했던 제2채널 인증 경로가 존재했고, 타사의 전산 장채 요인이 존재했기 때문에 피해 보상 책임 주체와 기준 관련 더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이네요. 일단 업비트 고객센터에서는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 부분은 카카오 측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요. 아마 업비트는 자사 전산 장애가 아닌만큼, 일단은 선을 긋고 있네요.
이런 상황에서 업비트가 자체 로그인 방식이 없다는 점 자체를 가지고 비판하는 기사가 종종 보이는데요. 연동 로그인 방식이 아니라 자체 로그인 방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비트가 이번 사태로 인해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할지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경영진 횡령 혐의? 빗썸 관계사 주가 추락
빗썸 관계사 주가 추락으로 볼 수 있는 건 자연스럽게 빗썸 제국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되겠습니다.
빗썸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최대주주가 회사를 매입한 뒤 전환사채(CB)를 대규모 발행해 익명의 투자조합으로 수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는 복잡한 지배구조에 높여있습니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최대주주이자, 인바이오젠의 자회사입니다. 인바이오젠은 버킷스튜디오의 자회사입니다.
지분율로 보면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율 34.22%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입니다. 빗썸홀딩스는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 최대주주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인바이오젠은 비덴트 지분 17.8%를 보유하고 있고, 버킷스튜디오는 인바이오젠 지분을 33.8% 가지고 있는 구조입니다. 버킷스튜디오 지분 20%를 가진 이니셜1호투자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존재합니다. 이니셜1호투자 최대주주 이니셜은 배우 박민영과 열애설에 휩싸였던 강 모 씨의 여동생 강지연씨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쉽게 도식화하면 최상단부터 '이니셜1호투자-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빗썸'순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특히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비덴트 등 영업수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2020년 8월 이후 CB를 포함해 주식연계채권(BW), 전환우선주를 7813억원어치나 발행했습니다. 기업이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왜 문제가 되냐고요?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입니다. CB 투자자는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이익을 볼 수 있는데요. 기업은 CB발행을 통해 수익원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CB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CB 발행시 이자율이 0%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미래 주식 전환을 담보로 싼값에 막대한 금액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기업 CB발행 목표는 자금조달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규모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CB 발행은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할 수 있어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돼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데요. 방금 언급했던 향후 CB가 얼마든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한꺼번에 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CB 투자자 입장에서, 향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 전환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게 당연한 포지션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 CB 발행 자금으로 회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매출도 증대한다면 주식이 오르고, 기존주주도 궁극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렇다는 담보가 없기 때문에 회사 규모에 맞게 합리적인 수준의 CB발행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 세 회사의 경우 사정이 좀 다른데요.
세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버킷스튜디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1억원 가량입니다. 인바이오젠 영업손실도 79억원에 이른다. 비덴트가 유일하게 지난해 7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요. 하지만, 이것도 앞서 2개년 사업연도간 각각 65억원, 1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막 전환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각 기업의 본래 사업 가치가 시간에 비례해 상승하지 않는다면, CB 남발로 향후 투자자들이 짊어져야 할 잠재적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 금융투자사 관계자는 "기업은 재무구조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재무구조에 부담되는 수준에서 회사채 발행을 남발하면 향후 기존 주주들의 전환 물량 부담만을 키우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CB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날, 그동안 복잡한 지배구조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재매각설이 흘러나왔다는 점도 의혹에 불을 지핀 상황인데요.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최대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금융당국 수사망이 좁혀졌습니다. 시세조작을 위한 시장교란 행위였다는 점이 드러나면 빗썸 제국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금세탁처로 사용하려 했나,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가상자산거래소 인수 행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선 쌍방울 그룹이 이번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설립으로 자금세탁을 하려 했다는 정황이 발견돼 이목을 끌었는데요.
변호사비 대납부터 대북사업과 자금세탁까지 혐의가 추가되면서 검찰이 쌍방울 그룹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은 최근 변호사비 대납에서 나아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불법 자금 지원과 대북 사업 등에 있어 뇌물 의혹을 조사받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이미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사태의 핵심인물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KH그룹과 합작해 만든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거래소와 함께 새롭게 가상자산거래소를 설립하려 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실제 해당 그룹은 지난해 11월 광림, 비비안, 디모아와 같은 계열사를 동원해 가상자산거래소와 NFT 사업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계열사로부터 출자금을 받아 글로벌디지털에셋그룹, 블록업 등 2곳의 블록체인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은 쌍방울의 가상자산거래소 설립에 개입한 가상자산 전문가를 불러 조사했다고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거래소를 만들면 업비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빗썸은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설립을 추진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측이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가상자산과 NFT 거래소를 자금세탁처로 사용하려 했을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쌍방울 그룹 측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네요.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가상자산사업에 진출하려 했다는 소문은 적잖이 있어 왔다"라며 "다만, 쌍방울이 거래소 사업을 영위하고자 새롭게 인수하려고 접촉했던 가상자산거래소들과 인수조건 합의가 원만히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취재 결과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이 인수를 타진했던 거래소로는 텐앤텐과 오아시스 등입니다.
쌍방울그룹 사태에서도 거론된 가상자산거래소. 비단 쌍방울그룹뿐만 아니라 각종 자금세탁처로 자꾸만 언급되는 가상자산거래소 이미지 타격도 함께 지켜보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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