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백과] 도대체 ‘데이터센터’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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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서버 호텔’, ‘전기먹는 하마’
모두 데이터센터를 부르는 별칭입니다.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스토리지(저장장치), 네트워크 같은 IT 장비를 모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물리적인 빌딩을 뜻합니다.
이외에도 이러한 IT 장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발전기, 항온항습기 등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IT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냉각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 서버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이는 곧 데이터센터 장애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에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약 22℃~24℃의 온도에서 운영되고 있어 다소 춥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보니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건물 중 하나입니다. 24시간 운영돼야 하니까요.
과거엔 각 회사마다 ‘전산실’이라 불리는 곳에서 각자 IT시스템을 관리했지만, 시스템의 규모가 늘어나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세계적으로도 데이터센터 수요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와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되며 컴퓨팅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결국 데이터센터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에는 약 20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있고 초대형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는 600여개에 달합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는 2020년 기준 156개입니다. 2023년 말까지 205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가 90개 이상입니다. 공공영역에선 정부(행정안전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나 서울시 데이터센터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 운영하는 곳은 주로 통신사와 IT서비스업체, 그리고 금융사입니다. 최근엔 에퀴닉스, 디지털리얼리티와 같이 전문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임대해 주는 글로벌 업체도 한국에 진출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형태는 아주 다양합니다. 데이터센터 상면(공간)과 전력만 임대해서 쓰는 코로케이션을 비롯해 운영·관리까지 해주는 매니지드 서비스 형태도 있습니다. 통신사나 IT서비스업체가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이를 코로케이션 형태로 사용하는 식이지요.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로 장시간 장애를 입은 카카오도 마찬가지였죠. 카카오는 2023년 안산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춘천에 데이센터 ‘각’을 운영 중인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로 자체 데이터센터가 있음에도 상면부족과 시스템 이중화 등을 위해 다른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 중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데이터센터의 큰 손이 된지 오래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수백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건립한 데이터센터는 물론이고 에퀴닉스와 같은 업체가 지어놓은 건물을 통째로 임대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AWS의 경우, 국내에선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 지난 2016년부터 통신사와 IT서비스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 중입니다. AWS은 특히 서비스 장애에 대비해 ‘리전’, ‘가용영역(AZ)’ 등 자신들만의 용어와 체계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리전’은 2개 이상의 AZ로 구성된 지리적으로 분리된 구역, 즉 복수의 데이센터를 지칭하며, ‘AZ’는 하나의 리전 안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데이터센터를 뜻합니다.
이를 위해 AWS은 SK브로드밴드 일산과 LG유플러스 평촌과 가산, 롯데정보통신 용인 등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합니다. 이때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AWS이 임대한 공간에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철저한 보안 때문이죠.
모든 IT는 죽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철저히 대비를 해도 장애는 여러 요인으로 발생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빠른 복구입니다. 화재나 지진, 태풍, 홍수 같은 천재지변부터 전쟁, 해킹, 갑작스러운 시스템 오류 등 예상치 못한 재해 속에서도 서비스가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재해복구(DR)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2018년 11월 AWS도 서울 리전에서 장애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서버 설정이 잘못돼 84분 동안 배달의 민족, 쿠팡 등 AWS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국내 다수 고객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AWS는 현재 99.99%의 월간 가동률을 보장하는 서비스수준계약(SLA)을 제공하는데요. 월별 가동시간이 99.0%~99.99% 미만일 경우 10%, 990% 미만일 경우 30%의 서비스 이용권을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장애가 한 달에 432분(7.2시간) 이하로 발생할 경우엔 요금의 10%를 환불해줍니다. 당시 84분 장애가 났기 때문에 고객들은 10%의 요금을 돌려받았습니다.
한편 국내외 주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핵심이 친환경 전략으로 모아지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MS의 경우 ‘프로젝트 나틱’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범 운영 중입니다. 지속적으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물 속 데이터센터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AWS의 경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설에 사용되는 시멘트에 친환경 보충제 SCM 사용을 늘리기 위해 캐나다 스타트업인 카본큐어에 투자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은 PUE(전력효율지수)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총 전력량을 IT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전력효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ESG 기조에 따라 최근 일각에선 PUE 대신 ‘GUE(그린효율지수)’를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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